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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이육사·이상화 아마추어 시인이었다”
교과서에도 실린 대표적인 근대시인 김상용, 이육사, 이상화는 2~3편의 작품밖에 남기지 못한 아마추어 시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문학평론가 유종호씨(67·연세대 석좌교수)는 오는 26~27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공동 주최하는 ‘김상용·김소월·정지용 등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발표할 ‘20세기 전반 한국시의 형성’이란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반면 유교수는 김소월을 가장 위대한 시인, 정지용을 최초의 전문시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유교수는 ‘왜 사냐건 웃지요’라는 마지막 구절로 유명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시인 김상용(1902~1950)은 대표작이 한편밖에 없는 ‘단벌시인’ 혹은 ‘아마추어시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김상용의 대표작 ‘남으로 창을 내겠소’에 대해 “남향집에서 살고 싶은 심정, 혹은 요즘 말로 하자면 전원주택 소유 희망자의 꿈을 토로한 것일 뿐”이라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그는 또 “김상용이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발표한 친일작가 명단에 포함돼 있어 그가 남긴 3편의 산문을 읽어봤는데 부지중에 쯧쯧 혀를 찼다”고 개인적인 소회도 털어놓았다.
이어 유교수는 “따지고 보면 이상화도, 이육사도 총 20여편의 작품 중 쓸 만한 것은 2~3편밖에 없는 아마추어 시인”이라며 “아마추어 시인들이 자기분수를 모른다면 당자를 위해서도, 우리 시를 위해서도 애석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활동했던 1920년대가 우리시의 실험적 습작기였기 때문에 아마추어 수준에 머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명 시인들의 작품 수준에 대한 유교수의 이같은 지적은 한국 근·현대문학 제1세대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불을 댕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는 시인 김상용·김소월·정지용(26일)과 소설가 나도향·주요섭·채만식(27일)으로 나눠 이들의 작품세계를 평가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다.
또 27일 저녁 7시에는 명동 밀리오레 이벤트홀에서 ‘문학의 밤’ 행사를 갖고 시민 시·산문 낭송대회, 문인 작품낭송회, 유가족 낭송회, 시인의 노래를 찾아서, 문예영화 편집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향신문〈한윤정기자 yjhan@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2년 09월 11일 18: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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