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부산작가회의(지회장 구모룡)가 통일시대에 대비하는 대변신을 모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같은 변신 노력은 한국 민족문학진영을 대표하는 상급단체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의 혁신 계획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어 한국 민족문학진영 전체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산작가회의는 지난 달 말 이사회를 열고 '조직 리모델링' 사업을 결의했다. 이 리모델링 계획에는 크게 세 가지 사항이 포함됐다. 첫째는 장르를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시 소설 평론 등 주요 장르 중심으로 다소 편협하게 구성된 편제를 확대해 아동문학, 시나리오,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받아들인다는 방안이다. 둘째는 작가회의에 우호적인 중진 원로급 비회원 문인들을 적극 회원으로 영입한다는 전략. 셋째는 향후 독립법인으로 변화하는 것까지 포함해 본회와 관계에서 부산작가회의의 상대적인 자율성 크게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작가회의가 이처럼 적극적인 리모델링에 나선 것은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단체들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 변화란 최근 남한과 북한, 해외동포 문학인들이 한창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6·15민족문학협의회의 결성이다. 6·15민족문학협의회는 남북한의 주요 문학단체와 해외동포 문학 진영이 동시에 참여하는 범민족적인 문학단체로 결성을 위한 논의가 현재 막바지에 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한, 해외동포 작가들의 회의가 끝나면 이 단체 결성 문제는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한국문인협회 등과 더불어 이 단체 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6·15민족문학협의회가 결성이 부산작가회의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구 지회장은 "6·15민족문학협의회가 결성되면 민족문학작가회의 본회와 지회의 관계는 재정립된다. 본회가 통일시대를 전제로 한 6·15민족문학협의회 사업에 치중한다면 지회들은 독립적인 활동을 크게 강화하면서도 대중적인 사업을 펼쳐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민족 분단 상황에 초점을 맞춰온 것이 민족문학이었는데 통일시대를 전제로 남북한, 해외동포 진영이 참여하는 단체가 등장하는 것은 커다란 환경의 변화이며 지역 단위의 작가회의는 이에 맞춰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큰 변화를 겪어야 할 것"이라며 "민족문학이라는 용어를 버려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산작가회의는 이와 관련한 리모델링이 시급하다고 보고 그 초점을 독립성과 대중성 강화에서 찾고 있다. 부산작가회의는 장르 편제 확대 등 세 가지 리모델링 전략 말고도 요산 김정한 서거 10주년이자 부산작가회의 10주년을 맞는 올해의 요산문학제(10월) 때 전국 문학매체 편집인대회와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내실 있는 사업을 펼치고 내년부터 자체 발행 계간지 '작가와 사회'를 격월간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2008년 요산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에도 일찌감치 착수키로 했다. 이와 함께 조직을 독립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해 독립적인 사업과 국제교류 등을 크게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제신문 200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