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포스트휴먼 파노라마』 이후, 인천작가회의에서 두 번째 평론집 『인천문학의 숲과 길』을 묶는다. 12명의 목소리가 담겼다. 책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번 평론집은 ‘이곳’ 인천 작가의 목소리와 지역담론 지형을 살피고 있다.
누군가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지역’을 운운하느냐고 비웃을 수도 있겠다. 기후위기와 고령화, 첨단기술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급격히 바꿔놓고 있는 이 시기에 철 지난 ‘지역’을 또다시 반복해서 무얼 하겠느냐고 농을 치기도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수정되어야 한다. 적어도 그곳이 어디든 ‘지역’ 아닌 곳이 없으니 그렇다.
이 명제는 자명하다. 중심과 주변은 고정된 개념이 아닌 상대적인 영역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중심이든 주변이든 스스로 알레고리화 된다면 개념은 힘을 잃는다. 이 표정은 함부로 포획되지 않는다. 나풀거리며 당당히 돌아다니는 거인처럼 당당하다. 그러니 ‘지역’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귀를 기울여 보자. 이곳에서 새로운 보물을 발견해내자.
『인천문학의 숲과 길』 1부에서는 강경석, 문종필, 양재훈, 이현식 평론가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역과 지역성과 지역문학에 대해 고민했다. 2부에서는 김창수, 이재용 평론가가 근현대사 속에서 인천을 빛낸 시인 조병화, 소설가 강경애를 다뤘다. 3부에서는 동시대 인천 작가들에 대해 고광식, 류수연, 조성면, 진기환 평론가가 살폈다.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인천 작가들 ‘모두’를 다루지는 못했지만, 동시대의 표정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부에서는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강수환, 송수연의 재치 있는 글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쓸모는 ‘지역’이라는 키워드로 발붙이고 살아가는 우직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데 있다.
강경석·문종필·양재훈·이현식·김창수·이재용·고광식·류수연·조성면·진기환·강수환·송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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