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책 소개

소설가 박규현은 2011년 11월 20일 도서출판 <북인>에서 박규현 장편소설 『천재화가 이중섭 사랑 노래 혹은 절망 노트』를 출간하였다. 그는 2010년 4월 20일 도서출판<계간문예>에서 첫 소설집『걸어가는 달』을 펴내고 2011년 2월 28일 도서출판 <화남>에서 두 번째 박규현 소설집 『흔들리는 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로서는 세 번째 소설책을 펴낸 셈이다.
박규현 장편소설 『천재화가 이중섭 사랑 노래 혹은 절망 노트』는 총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200자 원고지 2400매 정도였으나 출판 당시 1200매 정도로 압축한 작품이다.
이중섭이 겪은 우리 근대의 역사와 그의 슬픈 사랑과 불꽃처럼 타올랐던 그의 예술혼을 이 소설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출간된 이중섭에 대한 자료는 연대기적으로 삶을 기술한 평전 정도가 고작이다. 그의 작품 경향을 분석한 자료도 더러 있었다. 그렇지만 그의 삶을 본격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은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천재화가 이중섭 사랑 노래 혹은 절망 노트』을 집필하게 되었던 것이다.
실명소설이라서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다보니까 작가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작가 마음대로 극적 구성을 하기 어려운 난점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 근대사를 다룬 작품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은 이중섭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또한 눈물을 흘리며 어렵게 살다간 근대 우리 소시민들의 아픔과 절망이기도 하다.

■목차

제1장 꿈꾸는 계절-----------------9
제2장 분카가쿠잉에서의 열정------23
제3장 황홀한 만남----------------35
제4장 비탈에 선 나무-------------64
제5장 대이상향을 향하여----------78
제6장 바람 타지 않는 섬에 갔다---96
제7장 광석동 신혼 시대----------106
제8장 슬픈 계절이 싫어----------123
제9장 천재이기 때문에 ----------130
제10장 하늘거리는 검은 그림자---136
제11장 눈물의 이별 -------------146
제12장 단란했던 한때------------160
제13장 범일동 풍경 -------------178
제14장 방황의 계절--------------194
제15장 뜨거운 해후------------- 213
제16장 신들린 붓끝--------------234
제17장 정말 기대했는데----------250
제18장 휘청거리는 대향----------267
제19장 노을 스러지다------------286

■박규현의 소설 읽기- 소설평 일부

이중섭은 언젠가는 자신의 세상을 마음껏 펼칠 벽화를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가 생전에 그린 작품들은 벽화의 조각들일는지 모른다. 이중섭은 상상력이 달음박질치고, 세상이 펼쳐지는 너른 화폭을 꿈꿨다. 벽 위에 펼쳐진 온 세상. 하지만 벽화의 꿈은 이중섭과 함께 한 줌 재로 변했다.
『천재화가 이중섭 사랑 노래 혹은 절망 노트』는 이중섭이 채 그리지 못한 벽화를 글로 형상화시킨다. 화가의 못다 한 꿈을 이어받는다. 이중섭이 살았던 시대와 그의 가족과 친구들, 미술작업, 화가 개인의 내면이란 조각들을 모아 ‘이중섭’이란 벽화를 만들어간다. 한 사람의 생은 다양한 조각들로 이루어진다. 생애(生涯)라는 큰 틀 안에 이중섭의 생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짜 맞춘다. 다양한 요소의 조합으로 한 인간의 생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게오르그 루카치는 “인간의 사회․역사적 환경 세계의 대상들과의 생동하는 상호작용 없이 단지 인간의 내면세계만을 묘사하는 서사문학은 예술적 윤곽과 실체를 상실하고 해체될 뿐”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이중섭 개인뿐만 아니라, 그가 놓여 있던 자리를 짚어줌으로써, 화가 이중섭의 생에 뼈와 살을 붙인다.
- 김나정(문학평론가, 소설가)

■추천의 말

천재는 외롭다고 했던가. 황소’의 작가로 알려진 이중섭. 그는 한국 근대사의 피해자이다. 일본 강점 시기와 한국전쟁 전후의 거친 세월을 살면서도 온몸으로 예술혼을 불태운 진정한 예술가이다. 혹자는 그를 ‘광기의 천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그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시대를 만나 일본에 살 수밖에 없었던 아내와 아들 둘을 애끓게 그리워했고, 팍팍한 세상의 틈바구니에서도 온몸을 불살라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지키기 위해 끝없이 고뇌했던 천재 예술가이다.
『걸어가는 달』『흔들리는 땅』등 이미 두 권의 작품집에서 불안을 딛고 희망을 노래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박규현 작가가 이번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의 주인공이 ‘천재화가 이중섭’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자신이 처한 비극적 상황을 딛고 낳은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는 화가 이중섭. 예술이란 불꽃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든 이중섭의 일생을 오랜 시간 되짚은 박규현 작가 역시 자신의 예술혼을 활활 지피려 다짐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책장을 덮는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 이순원/ 소설가

■작가의 말

첫째, 천재화가 이중섭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일반적인 화가가 아니다. 격동기의 역사 속에서 그 짓궂은 역사에 의해 희생된 한 마리 가련한 학이다. 그러니까 이중섭은 역사적인 존재로서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일제시대와 6·25와 50년대의 혼란기가 그의 중심을 훑고 지나간 것이다. 역사를 빼고 이중섭을 이야기할 수 없다. 휘청거렸던 역사가 이중섭을 슬프게 하더니 결국 그를 요절하게 만들었다.
둘째, 천재화가 이중섭은 휴머니스트로서 인간을 사랑하다, 그것도 간절히 사랑하다, 끝내 뜻을 완성하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요절한 불쌍한 한 마리 학이다. 이중섭의 간절한 사랑을 막은 범인도 바로 격동기의 짓궂은 역사인 것이다.
셋째, 천재화가 이중섭은 불꽃처럼 훨훨 타올랐던 열정의 화가였다. 아니 초인이었다. 우리 근대 미술의 창시자이며 완성자라고도 말할 수 있다.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이 마땅하지 않았던, 그래서 물감 재료 하나 구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은박지에 못으로 긁어 그림을 그렸던 초인적 예술가였다. 훨훨 타는 불꽃 같은 그의 초인적 예술혼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러한 그의 예술혼도 망둥이처럼 뛰어대던 역사 속에서 그 망둥이에 의해 슬픈 전설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점이 시종 나의 옷자락에 붙어 따라다녔다. 이중섭은 역사와 사랑과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한 문학적, 소설적 동기를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소설을 써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 소설은 대중 독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쓴 소설이 아니다. 이중섭을 통해 우리 근대사의 역사와 사랑과 예술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역사는 우리 현존재의 거울이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주의 깊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소개

저자 박규현은 195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성장 과정을 그곳에서 보냈다. 1990년 계간지 <문학과비평> 신인 투고에 단편소설 <벼랑 위의 집>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고 1991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벽에 대한 노트 혹은 절망 연습>이 당선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1998년에는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여 <윤흥길 소설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지금은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으로 있으며 소설집으로는 『걸어가는 달』『흔들리는 땅』이 있고 <실종신고><죽음에 이르는 병><염소> 등의 단편소설을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