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873 제목 [시] 흡혈 공화국 이름 강수경   흡혈 공화국 / 강수경   떠나는 이의 이별노래처럼 아련하다가   폭주하듯 달려드는 사이렌 소리로   한밤중 잠을 깨운다   저것은 필시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마귀나 사탄   고요 속 몇 차례 자해의 소동이 벌어진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은 어디가고   오른손이 머리를 후려치고   왼손이 어설프게 왼빰을 때리다가   후다닥 보호막을 친다   바깥일은 신경 쓰지 말자고   이렇게 안전하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달아난 잠을 다시 청해 보는데   또렷이 들리는 바깥 소란이   머릿속을 헤집고   속은 속대로 시끄러워   참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까무룩 밤은 가고   긁기에도 환장할 발바닥   피는 빨렸고   터질 듯 부푼 배때기로   흰 벽에 붙어 잠에 빠진 흡혈귀   냅다 벽을 친다   툭 터진 핏자국   시달린 밤이 환하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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