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2786 제목 [시] [울산] 병 속의 아우슈비츠 / 유정탁 이름 사무처 병 속의 아우슈비츠 유정탁 확인되지 않은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 된다 영화 속에서 죽었다고 믿었던 상대가 살아날 때 얼마나 섬뜩한가 담뱃불을 끌 때도 목을 확실히 비틀어 꺼야 머릿속 남아 있는 불씨마저 꺼진다 불을 끈다는 건 죽음을 확인하는 일 주둥이 넓은 병 속에 재를 툭툭 털어 넣는데 난데없이 파리 한 마리 뛰어든다 불, 그것이 입술을 향해 각개전투 포복으로 슬금슬금 기어올 때 난 예외 없이 병 속으로 놈을 집어넣는다 머리부터 떨어진 그놈은 아우성치는 병 속에 부어놓은 물 위에서 한 번 더 죽는다 구멍을 찾지 못한 파리는 벽에 머리를 쥐어박으며 울부짖는다 병 속 가득 피어오르는 장송곡 병 속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뭇 죽음의 손들 구멍은 좁다 죽음은 연기로 피어오른다 어느새 파리의 몸부림도 멎었다 꾹! 뚜껑을 눌러 닫으니 연기는 화석처럼 굳어간다 숨 막히는 목을 움켜쥐고 허공을 할퀴던 손들 잠잠하다 아우성도 몸부림도 멎고 병 속에 침묵이 흐른다 유정탁 1968년 경남 거창 출생. 1998년 제8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시집 『늙은 사과』. yj0210@hanmail.net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608 소설   여장 남자 유중원 2019.10.02. 2869 607 시   낙동강 (성두현) 성두현 2019.09.23. 1201 606 시   낙동강 (성두현) 성두현 2019.09.23. 1218 605 시   시월의 마지막날 성두현 2019.09.18. 1673 604 에세이   나의 십계명 十誡命 유중원 2019.09.16. 1166 603 에세이   부부 싸움 유중원 2019.09.16. 1024 602 소설   교사범 유중원 2019.09.16. 986 601 시   열하루 밤의 달 외 1편 이상인 2019.09.07. 1061 600 소설   낙태와 대리모 유중원 2019.08.28. 1493 599 소설   낙타 (마지막 수정) 유중원 2019.08.14. 1008 598 소설   자백과 고문 拷問 (수정) 유중원 2019.08.12. 1120 597 소설   야, 그 애긴 하지 마 (수정) 유중원 2019.07.23. 1293 596 소설   그날 밤의 비밀 (수정) 유중원 2019.07.18. 1224 595 소설   2019 즐거운 사라 (下) 유중원 2019.07.09. 1596 594 소설   2019 즐거운 사라 (上) 유중원 2019.07.09. 2238 593 소설   차라리 피고인이 되고 싶다 (下) 유중원 2019.07.09. 1013 592 소설   차라리 피고인이 되고 싶다 (上) 유중원 2019.07.09. 1246 591 에세이   단상 혹은 단편 유중원 2019.04.27. 1138 590 에세이   마광수 교수의 문학관 소고 유중원 2019.04.27. 1299 589 시   눈물 너머에 시의 바다가 있다 나정욱 2019.04.21. 1230 588 시   입의 전쟁 나정욱 2019.04.21. 1152 587 에세이   야구 선수 유중원 2019.01.25. 1190 586 소설   거룩한 정의 유중원 2019.01.21. 1078 585 소설   난생 처음 욕을 한 날 유중원 2019.01.09. 1108 584 소설   존경하는 어머니 유중원 2018.12.21. 1261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