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2784 제목 [시] [울산] 병 속의 아우슈비츠 / 유정탁 이름 사무처 병 속의 아우슈비츠 유정탁 확인되지 않은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 된다 영화 속에서 죽었다고 믿었던 상대가 살아날 때 얼마나 섬뜩한가 담뱃불을 끌 때도 목을 확실히 비틀어 꺼야 머릿속 남아 있는 불씨마저 꺼진다 불을 끈다는 건 죽음을 확인하는 일 주둥이 넓은 병 속에 재를 툭툭 털어 넣는데 난데없이 파리 한 마리 뛰어든다 불, 그것이 입술을 향해 각개전투 포복으로 슬금슬금 기어올 때 난 예외 없이 병 속으로 놈을 집어넣는다 머리부터 떨어진 그놈은 아우성치는 병 속에 부어놓은 물 위에서 한 번 더 죽는다 구멍을 찾지 못한 파리는 벽에 머리를 쥐어박으며 울부짖는다 병 속 가득 피어오르는 장송곡 병 속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뭇 죽음의 손들 구멍은 좁다 죽음은 연기로 피어오른다 어느새 파리의 몸부림도 멎었다 꾹! 뚜껑을 눌러 닫으니 연기는 화석처럼 굳어간다 숨 막히는 목을 움켜쥐고 허공을 할퀴던 손들 잠잠하다 아우성도 몸부림도 멎고 병 속에 침묵이 흐른다 유정탁 1968년 경남 거창 출생. 1998년 제8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시집 『늙은 사과』. yj0210@hanmail.net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633 에세이   ○○○님 유중원 2021.06.08. 689 632 에세이   나는 논픽션 소설 (또는 역사소설)을 쓴다 유중원 2021.06.08. 817 631 에세이   작가의 말 (7) 유중원 2021.06.08. 731 630 에세이   작가의 말 (6) 유중원 2021.06.08. 691 629 에세이   단상들 유중원 2021.06.03. 726 628 에세이   (아주 사소한) 법률상식 유중원 2021.06.02. 681 627 에세이   작가의 말 ― 나는 왜 소설을 쓰는가? 유중원 2021.05.24. 963 626 에세이   (변호사가) 웬 소설을……? 유중원 2021.05.24. 814 625 에세이   작가란 무엇인가 (2) 진정한 작가들 유중원 2021.05.24. 999 624 에세이   작가란 무엇인가 유중원 2021.05.24. 817 623 소설   문화재보호법 제92조 유중원 2021.04.30. 853 622 에세이   작가의 말 (5) 유중원 2020.09.28. 1208 621 시   진달래꽃 모지란 2020.03.19. 1638 620 소설   신의 은총 유중원 2020.03.09. 1374 619 시   겨울나기(성두현) 성두현 2020.03.07. 1348 618 시   오산천의 봄(성두현) 성두현 2020.03.06. 1330 617 시   오산천(성두현) 성두현 2020.03.06. 1265 616 소설   성폭력범 유중원 2020.01.20. 1262 615 에세이   겉과 속 유중원 2019.12.16. 1223 614 소설   매복 작전 유중원 2019.12.16. 1311 613 에세이   단어와 문장, 문체 유중원 2019.12.06. 1412 612 에세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각주 유중원 2019.12.06. 1138 611 시   중립의 초례청에서* 강수경 2019.10.29. 1157 610 소설   타투이스트 유중원 2019.10.25. 1295 609 소설   남과 북 유중원 2019.10.07. 1427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