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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더 큰일이다
최기종
한반도 남녘에서
거리를 횡보하는 퀘퀘묵은 완장이
칼을 휘두른다. 인정사정 두지 않고
목이 달아난다. 피비린내 풍기며
추풍낙엽이다. 삐딱하다고 키가 크다고 성향이 다르다고 같은 편이 아니라고
큰일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더니
20년은 뒷걸음쳤다. 참말로
그들만의 나라호다. 날개를
오른쪽만 중히 여기다 보니
제자리에서 빙빙 돈다. 이분법 수렁에서
날지도 균형 잡지도 못하니까 볼멘소리만 들린다.
큰일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니까
미국산 쇠고기가 골인하고
광장에서 촛불들이 쫓겨난다.
큰일이다. 기가 막히다.
미디어법을 개악해서
나라이 정치가 경제가 왜곡된다고
방송사 노조, 피디들이 일어선다.
큰일이다. 입이란 입이 막히고
민간인이고 공무원이고 정치인이고 눈에 거슬리면 사찰하고
강압하고 표적 수사하고 고소 고발이 다반사다.
법을 왜곡하고 말실수하고 성희롱하고도 위풍당당하니
이거야 천박해서 큰일이다. 오리발 내밀다가 아니면 말고 식이니
백성의 소리는 무시되고
세종시 정책 변경으로 갈등하고
삽질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니 이게
큰일이다. 서민을 위한다며
겉만 번지르한 얼마 지나면 실속없는 개살구다.
영세민 복지 예산이 갈수록 줄어들고
비정규직만 늘어나니 큰일이다.
이젠 더 이상 퍼주기 없다며
남북 교류 협력을 끊어 버리고
총부리, 말부리만 서로 겨누게 되어서
큰일이다. 집짓는 것은 어렵지만
때려 부수기는 쉽다고 포크레인이 동원되고
살림살이 뽀개지고 생태계가 신음하는데
이것이 경제 살리기라며 지화자라고 민주공화국이라고 하니
큰일이다. 아, 그런데 더 큰일이 있으니
천안함 사태를 빌미로 작전명 /'/불굴의 의지/'/가 발동되고
미7함대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영해를 활보하는데
함포사격을 하고 신형 전투기 F22가 영공을 날고
가상의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전쟁놀음이 벌어지니
이게 더 큰일이다. 저러다가 까딱 꼬이면
한반도가 동아시아가 지구촌이 이게
더 큰일이다. 이렇게 오싹하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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