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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사태/'/에 대한 작가회의 성명서
당신들이 승리했다!
발행인에 의한 삼성 관련 기사의 일방 삭제로 촉발된 <시사저널> 사태가 결국 편집국 기자들의 전원 사표제출로 이어졌다. 언론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며, 민주주의의 넓이와 깊이를 가늠하는 제 일의 척도다. 때문에 시사저널 사태는 민주주의의 가장 예민한 척도가 금력과 자본에 의해 사라졌다는 점에서, 언론자유의 훼손이라는 한정된 의미를 뛰어넘어,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척도의 일부가 훼손당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비통한 일이다.
우리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로 칭함)는 이 척도의 훼손에 기자들과 함께 비통해 한다. 작가회의의 전신이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그 출범선언문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 역시 표현의 자유와 사회민주화였거니와, <시사저널> 사태의 비통한 결말은 과거 독재권력의 억압이 오늘의 자본권력의 억압으로 전환된 현실의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우리에게 환기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사저널> 사태의 비극적 결론은 우리 작가들에게도 오늘의 현실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 속에서 기자들의 투쟁과 실천에 대한 밀도 높은 연대감을 요구하는 사태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기자들이 보여주었던 언론자유에의 신념과 1년여의 파업 속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자발적 연대의식은 오늘의 현실 속에서도 악몽처럼 살아나는 자본과 권력의 억압에 대해 더욱 예리하고 긴장된 자세를 우리에게 촉구하고 있다. 이는 비단 <시사저널> 사태에만 해당되기 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시민의신문> 사태를 포함하여, 오늘의 언론환경과 표현의 자유가 형식적인 민주화 이후 더욱 악화된 조건 속에서 질식상태에 빠져 있음을 우리에게 환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1년여를 경과한 <시사저널> 사태의 결론이 기자들의 집단사표로 끝났다는 것은, 현상적으로는 오늘의 언론이 처해있는 상황의 비극성을 보여주기는 하되, 오히려 이러한 사태를 통해 더 나은 세계에 대한 모색과 실천의 방향으로 이 사태가 이어지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실제로 <시사저널>의 파업기자들은 집단 사표를 제출한 후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새로운 형태의 독립매체를 창간할 것을 결의했으며, 이 사태를 예의주시했던 시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새로운 형식의 독립언론에 대한 높은 기대와 참여를 약속하고 있다. 우리 작가회의 역시 <시사저널> 기자들 새로운 희망에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의 손길을 건넬 것이다. 우리는 절망으로부터 숙성된 기자들의 희망이, 일체의 억압과 싸우면서 약소자의 권리심화와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나아가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우리는 <시사저널> 기자들이 파업기간 동안 보여주었던 자유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들은 기자들이 새롭게 만들어 갈 미래를 연대감 속에서 함께 할 것임도 약속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의 현실을 비통해하기보다는,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말하고자 한다. “당신들이 승리했다!”
2007. 7. 3
(사) 민족문학작가회의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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