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논의를 모았습니다. 이하, 자유실천위 이인휘 위원장과 문동만 간사의 안내글, 자유실천위에서 작성한 성명서 초안을 읽으시고, 성명에 동참해주실 분은, 사무처 메일로 간단한 수락 의사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성명서에 있어 미진한 부분을 지적해주시면 감사히 받아들이고 반영하겠습니다. >>

날이 선선해졌습니다. 파병반대 투쟁이후에 다시 국가보안법이란 놈을 붙잡고 싸워보자고, 자실위에서 논의를 모아봤습니다.
우선 작가들의 서명을 받아 국가보안법 폐지 성명서를작가회의 전체 차원에서 진행하기로 했고 초안은 동봉합니다.
지금 국보법 폐지 국민연대라는 상설기구가 있어서 참여연대 민주노총등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9월 정기국회를 겨냥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고요.
문화인들은 별도의 문화적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국민연대 회의에 이인휘 형과김사이 시인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일전 인사동 모임에서는 독자적으로 거리시낭송회나, 시화전시회를 해보자, 는 논의도 되었으나, 전체적 흐름과 내부적 준비정도를 감안하여 고민해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그 날 참여하지 않은 몇 분께도 편지를 보내는 것은, 충분히 합심해 주실 분들이라 믿기 때문이니, 좋게 헤아려 주십시요.

(이하 국가보안법 폐지 성명 초안 - 미진한 대목은 지적해 주십시오.)-자유실천위 간사 문동만 올림)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검열 받지 않는 우리의 말이다

해묵은 얘기지만 국가보안법에 관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작가의 창작세계를 염탐하고 검열하는 현재형의 내재된 공안기구이기 때문입니다. 적지 않은 우리 선배 문인들은 이 법에 의해 구속은 물론, 견디기 힘든 고문도 당했습니다. 국가변란을 꾀해서가 아니라, 숨길 수 없는 진실의 언어를 세상에 내놓았기에폭정의 권력은 그것이 무서웠기에 진실의 입들을 국가보안법의 바늘로 꿰매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세력이 다 나서고 있습니다. 9월 초순의 정기국회 개원과 발맞춰 기어이 전면 폐지해야겠다는 기운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누구는 부산서부터 서울까지 걸어서 폐지의지를 담겠다고 하고, 검열의 피해자였던 예술인들은 문화적 표현으로 함께 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사상의 자유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이루는 전제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동의하여왔고, 이 법의 위법성과 반문학성을 고발하여 왔습니다. 모든 저항에는 효율적인 때가 분명히 있는 까닭에, 지금이 폐지의 적기임을 이구동성으로 화답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이면 저항자였던 우리 작가들이, 할 수 있는 창작적 분투는 물론, 사회적 연대에도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우선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지지서명을 받고자 합니다.

아래 성명서를 읽어주시고 적극 동참하여 주시길 바라며, 다소 번거롭더라도 이와 관련된 소식에 귀를 열어두시고행사에 시간을 내어주십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작가성명- 초안>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가 불붙고 있다. 당연한 역사의 노정이다. 우선 단언한다. 국가의 안보는 국가보안법으로 지켜질 수 없다. 아직도, 화해와 교류로 나아가는 민족사의 앞날을 헤아리지 못하는 수구세력은, 사문화되어 가는 법조문을 들먹거리며 ‘국가위기’를 들먹이고 있다. 누가 국가를 염려한단 말인가?

지금으로부터 80여 년 전, 일제에 의해 급조되어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는데 수갑 노릇을 했던 치안유지법이 국가보안법의 조상이다. 이 치안유지법은 해방이후 김구 선생 등의 중도 민족주의 세력까지 배제한 이승만정권이 이끄는 제헌의회에서 국가보안법으로 급조되어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었으며, 급기야 조봉암 진보당 당수 등 혁신계 인사들을 사형시키는 사형선고문으로, 더 나아가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유신독재에 저항한 양심 민주세력을 짓밟는 무소불위의 상법으로 군림하게 된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무수한 조작공안사건을 만들어 냈으며, 이 공으로 공안담당자들은 입신양명의 발판을 마련했고 부정한 정권은 민중과 민주의 피를 수혈 받으며, 독버섯처럼 자랐다.

정통성도 없는 법이었다. 국가의 안보가 아니라, 내부의 반대자들을 억압하기 위해 벼린 칼이었다. 이 칼에 잘린 수많은 원혼들은 아직도 ‘간첩’이란 누명을 쓴 채 끝내 보지 못한 푸른 하늘을 향해이렇게 울먹이고 있다.‘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국가보안법은 기실 간첩을 잡는 도구여야 옳았다. 그러나 간첩은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음이 상식이다. 국가보안법은국가반란의 수괴를 포박하여 민주공화제를 지켜가는 파수여야 옳았다. 군사쿠테타야 말로 헌법을 전면 부정하는 최대의 변란이 아니던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그 법으로 주리를 틀어야 백번 옳았었다. 과연 그랬던가? 부당한 국가찬탈에 저항했던 이들, 주먹에 쥔 것은 울분의 눈물과 양심뿐이었던 비무장의 양심세력이 그것의 먹잇감이었을 뿐, 군부독재를 끝내고 세 번의 민간정부를 맞지만, 아직도 그 법이 건재하다는 사실은 나라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국가보안법은 인간의 사상을 끊임없이 염탐하며, 창의적 이성과 논리를 훼손하여 왔다. 필화에 연루된 문인과 지식인들만 보더라도 김지하 황석영 남정현 양성우 이시영 이산하 오봉옥 이영희 한승헌 등등 시대의 양심들을 잡아들였다.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은 아직도 계류중이다. 만약 이 책이 국가보안법의 적용대상이라면 500만 명의 독자는 이적표현물 소지탐독죄가 성립되는 것이다. 지금도 한총련 학생들은 수배와 구속이 일상이다. 빈도는 준 듯하지만 이 법을 잣대로 지금도 공안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송두율교수 사건은 노벨상을 탈만한 국가의 수치였다. 전제와 알리바이를 일방적으로만들어놓고 상황과 필요에 따라 꿰맞추는 법이, 누군가에게는 적용되고 누군가에게는 비켜가는 법이 과연 법일 수 있단 말인가.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관용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하지만 당신이 그 사상 때문에 탄압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바란다. 반대자의 편을 들어 싸워 달라는 바램이 아니라, 최소한 다름을 인정하기를, 다른 의지와 행동을 인정하기를, 그것이 폭력을 동반하는 수단이 아닌 주장과 표현이라면 관용하라, 고. 그리고 당신도 얼마든지 표현하고 주장하라고, 나는 당신의 머릿속을 염탐하고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노라고.


우리는 특히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반대하고 머뭇거리는 국회의원들에게 바란다.

보수든 중도든, 바른 것을 가려내고 아닌 것은 걸러내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며, 인간의 양심이라고 말이다. 이승만의 제헌의회 치하, 국가보안법 제정을 줄곧 반대했던 13명의 국회의원이 그 법이 제정된 후 간첩죄를 뒤집어썼다. 물론 조작이었다. 그 살벌한 시기에도 정치적 소신과 인권을 수호하고자 하는 기개가 있었다. 이 시대, 인권과 화해와 평화가 얼마나 큰 민족사의 자산인가! 인간의 머리와 가슴에 품은 자유의지가 얼마나 아름다운 미래의 조감도인가!

‘창의력이 우리의 경쟁력입니다’라고 백번 되뇌여도,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는 진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허무한 광고 언어에 그칠 수밖에 없다.우리는 사상의 경쟁력과, 학문의 자유를 기초로 한 인문사회학의 경쟁력, 타인에 대한 의심과 물신 우선에서 다른 삶을 존중하고 그것이 피차간에 우호적으로 경쟁되고 격려되는 더 나은 세계를 바라기에, 국가보안법의 전면폐지를 요구한다.

우리 작가들은 폐지 입법을 위해 애쓰는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을 존중하며 아직도 수구냉전적 사고와 기계적 중도에 머무르려 하는 국회의원들을 세밀히 지켜볼 것이다. 더불어 오욕의 과거사를 밝히는 진실과 화해는 악법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 근간임을 충언한다. 변하지 않으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 모두가 원칙이라고 하겠지만, 시대조류와 세계사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진실보다 해묵은 관념의 도그마에 빠져 지는 해의 뒷꽁무니를 잡고 일몰의 심해에 수장되지 않기를 진정 바란다. 스스로의 정당성을 상실해 내부적 충돌을 야기하는 국가보안법이야 말로 국가위기를 조장하는 주범임을 작가의 양심으로 고발한다.


 2004년 8월일 국가보안법 전면폐지를 바라는

 민족문학작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