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작가들』 2021년 겨울호가 출간되었다.
『작가들』은 인천작가회의 소속 작가들과 다른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드는 창작란(시/소설/동시/동화), 삶과 문학 사이에서 오늘의 여러 이슈를 진단하는 평론들(특집/비평/기획연재),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민중의 다양한 인생 경험과 인천에서의 삶이 교차하며 짜이는 현장 취재(우현재/르포/민중구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깨어 있는 삶, 깨어 있는 문학”을 모토로 이성적 판단과 깊이 있게 해석된 경험, 감동을 부르는 문학작품들로 이루어진 『작가들』이 2021년 겨울에 일흔아홉 번째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특집] 뉴글로벌 K서사
BTS로 대표되는 한국 아이돌 그룹이 부상하면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전반적인 문화 콘텐츠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기생충〉〈킹덤〉〈오징어 게임〉에 이어 하루 만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콘텐츠 순위 1위에 오른 연상호 감독의 〈지옥〉까지, 영상 콘텐츠의 활약 또한 눈부시다. 영상과 더불어 문학 분야에서 세계의 주목도는 얼마나 변화하고 있으며 그 콘텐츠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필자들에게 물었다. 이재용은 세계문학 시장에서 일어난 변동을 보고서 형태로 정리하며, 문학의 생산-재생산 체제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역설한다. 류수연은 한강과 백희나, 소설과 그림책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두 작가의 작품을 스토리스케이핑의 관점을 적용하여 평가한다. 권정관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영상매체 작품을 분석하였다. 〈오징어 게임〉〈킹덤〉〈기생충〉 세 작품을 면밀하게 독해하면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공통된 작품 생산-소비의 배경 위에서 좀비화되어가는 주체와 그로부터 벗어날 길을 더듬어 찾는다.
[기획연재] 담론의 성차, 일제강점기의 정책적 만주 이민 시대
서영채는 라캉에게 있어 성차가 근본적으로 상징계에 속해 있으며 담론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그러한 성차에서 기인하는 전체/비-전체의 양상을 계몽 담론과 서사 담론으로 파악한다. 이는 다시 남성 담론-거대 담론, 여성 담론-미시 담론의 대응 구조가 되는데, 타자의 거대 담론 안에 있는 결여를 주체적 실존의 기투로 취하는 것이야말로 여성 담론의 몫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윤영천은 지난 회에 이어 정책이민 시대를 다루었다. 만주 이민을 홍보하는 대외적 태도와 잔혹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힘겨운 노동으로 나타난 대내적 실존은 서정주의 유유자적한 산문과 유치환의 민족적 공감을 담은 시에서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우현재/르포/민중구술] 기후위기, 플랫폼노동, 강제징용
〈우현재〉에서는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꼭 다루고 싶은 문제가 있어 과감한 시도를 하였다. ‘인천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탈석탄 동맹에 가입한 인천시의 영흥화력발전소에 대한 애매한 태도를 이정석 인천남동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이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르포〉에서 이혜정은 플랫폼노동자의 현황을 다뤘다. 소유과 책임을 교착시켜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고, 고용된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책임져야 할 시간으로 다루는 현실은 담론 구성적 표상이 호도하는 실체를 제대로 봐야 할 필요성을 알려준다. 〈민중구술〉에서 이상의는 동양방적 강제징용 사례를 다뤘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강제징용되어 인천의 동양방적으로 온 이인심의 이야기는 당시 강제징용이 얼마나 폭넓게 이루어졌는지 얼마나 가혹했는지 알려주는 역사적 기록이다. 강제로 징용당한 이들이 직접 구술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에 소중한 기록이기도 하다.
[시선, 창작(시, 소설, 동시, 동화)/서평]
〈시선〉에서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작업한 노순택 작가의 사진을 담았다. 다난한 한국 현대사가 떠오르는 사진들은 우리가 정말 중차대한 선택의 시간 앞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한다. 〈시〉에서는 문동만 김인호 박완섭 고철 김경철 이지호 옥효정 정옥희가, 〈소설〉에서는 이상실 김덕희가, 〈노마네〉에서는 최종득 김철순의 동시와 정재은의 동화가 독자들의 풍요로운 시간을 책임진다. 〈서평〉에서는 성현아 진기환 조혁신이 각각 고영서의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천년의시작) 김숨의 『제비심장』(문학과지성사), 남보라·박주희·전혼잎의 『중간착취의 지옥도』(글항아리)를 소개한다.
목차
책머리에 |
오미크론 확산에 즈음하여_이재용
시선 |
선택의 시간_노순택
시 |
꿈의 숲 요양병원 外 1편_문동만
쌀 한 자루의 무게 外 1편_김인호
동행 外 1편_박완섭
COVID-19 대화법 外 1편_고철
쥐어보면 外 1편_김경철
송사리는 작아도 물살을 거슬러 오를 줄 안다 外 1편_이지호
포클레인이 하늘을 날 때 外 1편_옥효정
멈칫한 시간 外 1편_정옥희
소설 |
마지막 동창회_이상실
자줏빛 바위 끝에_김덕희
노마네 |
동시·엄마의 요리 실력 外 1편_최종득
동시·내 꿈은 수의사 外 1편_김철순
동화·두 마음_정재은
특집 |
뉴글로벌 K서사
‘형태적 돌연변이’의 세계적 생존을 위하여_이재용
스토리스케이핑과 K문학의 가능성_류수연
K컬처의 이상한 가역반응_권정관
기획연재 |
인문학개념정원 (12회) : 담론의 성차_서영채
일제강점기 한국 현대시와 만주 (2회) : 정책이민 시대1_윤영천
우현재 |
기후위기의 주범, 영흥석탄화력발전소_이정석
르포 |
21세기형 노마드의 탄생_이혜정
민중구술 |
길에서 강제동원되어 동양방적에서 2년을 보낸 이인심_이상의
서평 |
난분분하는 이름들_성현아(고영서,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 천년의시작)
적이 보이지 않는 시대의 노동_진기환(김숨, 『제비심장』, 문학과지성사)
노동자가 먹잇감인 포식자들의 세계_조혁신(남보라·박주희·전혼잎, 『중간착취의 지옥도』, 글항아리)
지회 소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