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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빚어진 항아리
오민석(문학평론가, 단국대 명예교수)
1.
미국 신비평의 대표적 주자였던 클리언스 브룩스(C. Brooks)는 시를 “잘 빚어진 항아리(The Well Wrought Urn)”라 불렀다. 이는 물론 내재적 비평을 중시했던 그가 유기체로서 시-텍스트의 내적 완결성을 강조하기 위해 쓴 말이지만, 최일화 시인의 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시집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그는 세계의 “북적이는 찌꺼기들”을 정련하여 단정하고 아름다운 시를 만들어 낸다. 마치 도공이 거친 흙을 주물러 격정과 혼란을 다 걸러내고 잘생긴 항아리를 빚어내듯 그는 삶의 소란스러운 바람들을 잠재우고 그 안에서 잘 정제된 언어를 골라낸다. 그의 시들은 온갖 사연 가득한 현실을 대빗자루로 잘 쓸어낸 후의 깨끗한 마당처럼 정결하다. 그의 시를 읽는 것은 잡것을 다 털어낸 후의 타작마당을 보는 것 같고 가면으로 가득 찬 축제가 끝난 후 깨끗이 정리된 거리를 걷는 것 같다.
창 앞에 꽃병
색색의 꽃들로 화사하다
꽃병을 치우자
빛깔과 향기가 우르르 따라간다
창 앞이 환하다
아무런 빛깔과 향기도 없다
창의 자리에 혼자 있는 창
비로소 창은 창이 되었다
―「창과 꽃병」전문
이 작품은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먼 고대로부터 철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세계의 본질이 아니며, 오히려 가시적인 것이 비가시적인 것의 본질을 가린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은 본질을 가리는 허깨비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었으며 그런 어지러운 껍데기들 너머의 본질을 찾는 것이었다. “창”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 앞에 놓여 있는 “꽃병”과 그것에서 나오는 “빛깔과 향기”이다. 세계는 이렇게 온갖 잡다한 것들의 총계와 함께 주체 앞에 온다. 장식이 많을수록 대상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내용물보다 훨씬 화려한 포장은 표피/깊이의 이원론을 파괴한다.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라 내용물이라는 공리는 초라한 외피의 논리가 지속될 때만 가동된다. 창보다 그 앞에 놓여 있는 꽃병이 보기에도 더 좋고 더 아름다운 향기가 날 때, 창은 보이지 않는다. 이른바 표피/깊이의 전복이 일어나는 것이다. 창을 보려면 화려한 장식과 껍데기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마음의 손길이 그런 것들을 치워버릴 때 비로소 창이 보인다. 시인은 장식의 배후에 있는 진실, “창의 자리에 혼자 있는 창”을 보기를 원한다.
우수마발이 다 시가 될 수 있지만
그냥 시가 되는 것은 아니고
한 그루 모란의 뿌리가 봄을 만난 듯해야 비로소 시가 된다
우주에 우주 쓰레기가 가득하듯이
시인 안에 북적이는 찌꺼기들
시가 될 수도 있었는데 끝내 되지 못하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것들
―「시인 안에 북적이는 찌꺼기들」 부분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독자들이 포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찌꺼기들”에 대한 시인의 민감한 의식이다. 시인이 볼 때 세계는 소의 오줌과 말의 똥(“우수마발”)으로 뒤덮여 있다. 그것들은 그 자체 세계이자 세계의 구성물들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식으로 말하자면) 이것들은 ‘비본래적인 것’들로서 존재를 은폐한108 109다. 최일화에게 있어서 시인이 시를 쓰는 행위는 존재를 은폐하는 이 “북적이는 찌꺼기들”을 걷어내고 본래적 존재를 ‘탈은폐’하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존재 사건(존재 진리의 발생 사건)’이라 부른 이 작업이야말로 최일화가 하는 일이다.
견우와 직녀 기다리는 칠월칠석처럼
여우가 따지 못한 포도처럼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콜카타 국제공항에서 택시로 하우라역
다시 기차를 타고
산티니케탄 타고르 박물관 가는 길처럼
줄 끊어진 연을 따라 논두렁 밭두렁 눈 덮인 벌판 달려갈 때처럼
30킬로미터 굽이굽이 전방부대 행군처럼 먼 것이 참 많다
…(중략)…
통일을 이루라고 열변을 토하던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 카랑카랑한 목소리
그 38회 졸업식에서 우리들은 통일의 노래를 불렀는데
교감 선생님, 통일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사월 하늘에 아름다운 노랫소리
까마득히 높이 떠 봄날을 노래하던 종달새처럼
세상엔 먼 것이 참 많다
―「먼 것이 참 많다」 부분
걷어낼 것을 다 걷어내면 존재가 보인다. 그렇게 해서 시인이 들여다본 “세상엔 먼 것이 참 많다”. “먼 것”이란 도달하거나 성취하기 어려운 것을 말한다. 설화(“견우와 직녀”)나 우화(여우와 포도 이야기)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니 세상의 이런 원리는 매우 오래되고 보편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 많아서 무엇이 어떻다는 말인가. 논평이 생략되어 있지만 위 시에서 언급된 예들은 성취하기 어렵고 힘들지라도 하나같이 그립고, 정겹고, 가치 있는 일들이다. 그리하며 시인은 매우 우회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세상엔 멀지만 가야 할 길이 있다고, 그리고 비록 멀지라도 그 길을 가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라고. 그리고 시인이 생각하는 ‘멀지만 아름다운 길’은 개인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사회·역사적인 일들도 있다고. 김수영 시인처럼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다고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사월이면 “까마득히 높이 떠 봄날을 노래하던 종달새”가 있고, 그것이 꿈꾸는 세계는 아직도 도래하지 않았다고.
2.
최일화는 현실이라는 화면의 먼지나 안개를 걷어내고 그야말로 ‘본래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을 자주 포착해 보여준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이 다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 이런 작업이 불가피하겠지만, 그는 사람들이 쉽게 잊는 그러나 세계가 가동되는 원리라고 할 수 있는 보편적 질서를 잘 잡아낸다.
고양이가 먹다 남긴 밥 까치가 먹고
까치가 남긴 밥 참새가 와서 먹는다
스님이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어
고양이는 맛있게 점심을 먹고
까치와 참새도 배부르게 한 끼를 때웠다
모두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스님은 선방에 들어 오수에 들고
고양이는 그늘 찾아 뒷산으로
까치와 참새 동무 찾아 아랫마을로 갔다
―「점심때」 전문
이 시는 단순하기가 마치 아무런 장식도 무늬도 없는 광목천 같다. 비단처럼 화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지만, 이 시는 마치 담백한 무명천에 한가롭게 내리쬐는 햇살처럼 따스하고 맑다. “점심때”라는 단순한 제목, 같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스님에서 고양이로, 고양이에서 까치와 참새로 이어지는 먹이의 연쇄는 얼마나 정답고 평화로운가. 그곳에는 다툼도 경쟁도 없고 오로지 먹고, 주고, 남기는 그러고도 부족함이 없는 상태만 있다. 누구도 먹을 것을 벌기 위해 애쓰지 않으며, 남에게서 먹을 것을 빼앗지도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맛있게” “배부르게” 먹고 각자 평안한 시간을 즐길 뿐이다. 식사를 마친 후에 선방에서 오수에 드는 스님, 그늘을 찾아 뒷산으로 가는 고양이, 동무를 찾아 아랫마을로 가는 까치와 참새는 다음 날을 위해 먹을 것을 쌓아놓지도 않는다. 다음 날에도 또 무상의 먹을 것이 순서대로 마련될 것이다. 도대체 지상에서 어떻게 이런 천국이 가능하나. 시인은 없는 일을 공상으로 꾸며대지 않는다. 놀랍게도 이것은 한국의 어느 절집에서나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 유토피아의 풍경을 시인은 놓치지 않는다. 저런 “점심때”를 인류는 오래도록 꿈꾸어왔지만, 그 길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어쩌면 불가능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는 현실에서 언제든 벌어지고 있는 흔한 일이니, 불가능이라 핑계를 대거나 포기할 수도 없다. 저 무명천처럼 소박하나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세계로 우리는 언제, 어떻게 갈 것인가.
점심을 먹고
그늘에 앉아 커피를 마시려는데
고양이 두 마리가
장미 울타리 그늘에서 교미를 하고 있다
장미꽃 피어 있고
꽃가지 사이로
참새 몇 마리 신명 나서 오르내리고
교미를 끝낸 검정 고양이
종종거리며 저쪽 담장으로 건너가고
얼룩 고양이 배를 쭉 깔고 장미 그늘에 엎드린다
길고양이 두 마리 고양이답게 연애하는 봄
참새는 참새답게
장미는 장미답게
뻐꾸기는 뻐꾸기답게 봄, 봄봄
―「답게」 전문
세상의 모든 존재가 각각 자기“답게” 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도 없다.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만 주체는 무위(無爲)할 수 있다. 무위와 자연이란 그러므로 인과율의 관계에 있다. 그런데도 ‘무위자연’의 상태를 간절하게 꿈꾸는 것은 인간에겐 도무지 ‘자연스러운 상태’에 이르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거꾸로 자연의 생물들은 자기답게 살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들은 그들답게 살기 때문에 장미 울타리 아래에서의 고양이들의 섹스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그것을 보고 꽃가지 사이를 신명 나게 오르내리는 참새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보이진 않지만 멀리서 뻐꾸기가 무슨 짓을 해도 그것은 자연이 명한 자연의 일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섹스를 끝낸 얼룩 고양이가 “배를 쭉 깔고 장미 그늘에 엎드”리는 모습은 선적(禪的)이기까지 하다. 제왕처럼 당당한 그의 태도는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 최일화는 이렇게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아름답고 가장 이상적인 장면의 포착에 매우 능한 시인이다.
3.
가장 자연스러운 태도는 어깨에 힘을 뺄 때 온다. 인간의 어깨엔 너무 많은 것들이 줄줄이 얹혀 있다. 지식, 명예, 권력, 능력의 비자연스러운 덕목들로 치장하느라 인간은 고양이처럼 배를 쭉 깔고 장미 그늘에 엎드릴 수 없다. 꽃가지 사이를 신명 나게 오르내리는 참새에게조차 빈틈을 보일 수 없으므로 인간은 무수한 검열의 두꺼운 옷을 입는다. 인간이 자연에 가장 가까울 때는 늙었을 때이다. 늙어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어깨의 힘이 서서히 빠진다.
내 친구가 사는 마을엔 높은 산 맑은 물도 없어서 심심한 때
에는 출입문 밖 낡은 의자에 나앉아 가난한 집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호박 넝쿨이나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몇 마디 지저귀
다가 이웃집 나뭇가지로 훌쩍 날아가버리는 이름 모를 새를 바
라보거나 과일 트럭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다 골목을 빠져나가
는 광경을 저만치 바라보는 게 고작이다.
웅장하고 고색창연한 역사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유람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바닷가 작은 마을을 찾아
가 저녁노을이 고운 바다라도 한동안 바라볼 여력도 친구에겐
없는 것이다. 크고 높고 화려한 꿈은 어렸을 적에나 꾸는 것이
어서 이제 친구의 꿈은 작고 소박하고 알뜰한 것으로 바뀌었는
데, 그 소박한 것 중의 하나가 늦둥이 외동아들이 장가를 가서
제 밥벌이를 하는 것과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모스크바로 힘차
게 내달리는 열차를 텔레비전 화면으로나마 보는 것이다.
오후가 되어 그늘이 조금씩 옮겨 앉는 담장 밑으로 고양이
한 마리 어슬렁거리며 걸어가고 초록빛 마을버스가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뒤뚱거리며 골목을 빠져나가는 길모퉁이에도 성큼
가을은 다가와 있다. 허름한 이발소 담장을 따라 한두 송이 피
어 있는 가을장미를 바라보며 친구와 나는 또 이승의 한때를
두서도 없이 어릴 적 얘기를 주섬주섬 꺼내보곤 하는 것이다.
―「죽마고우」 전문
이 작품은 어깨의 힘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무위자연의 상태에 가까이 간 “죽마고우”의 아름다운 모습을 수채화처럼 보여준다. 가난과 노화는 돈 들여 멀리 가야 볼 수 있는 것 대신에 주위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게 한다. “높은 산 맑은 물” 대신에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호박 넝쿨”이나 “이웃집 나뭇가지로 훌쩍 날아가버리는 이름 모를 새들”, “과일 트럭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광경”이 친구의 마음 창을 꽉 채운다. “웅장하고 고색창연한” 대서사 대신에 “작고 소박하고 알뜰한” 소망이 친구의 마음 밭을 일군다. 친구에겐 영웅의 권력도 없지만 영웅의 의무도 없다. 친구의 어깨는 세계사의 그 어느 영웅보다도 가볍다. 친구에겐 자신을 가릴 어떤 가면도 필요 없으며, 세계 앞에 자신을 뽐낼 대본도 없다. 그는 점점 더 “장미 그늘”의 고양이처럼 자유로워지고 있다. 첫 두 연이 겉으로는 친구의 노후를 쓸쓸함과 무력감으로 채색하는 것 같지만, 마지막 연을 보면 사정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첫 두 연에서 보여준 쓸쓸함과 무력감이 사실은 어깨의 짐을 떨구어버린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무위자연의 경지임을 마지막 연의 풍경에서 자연스레 보여준다. 화려하지 않으나 아름답고 고요한 시골 마을의 풍경을 배경으로 “이승의 한 때를 두서도 없이 어릴 적 얘기를 주섬주섬” 나누는 죽마고우는 이미 그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되어 있다. 그들은 이미 유적 존재로서 인간의 품위를 뽐내지 않는, 그리고 뽐낼 필요도 없는 자연 그 자체이다.
바랑 하나 짊어지고 일주문 나설 때
절 마당에 가득하던 정적
나가고 싶은 마음과 눌러앉고 싶은 마음 다투다가
나가고 싶은 마음 따라 절집을 나온 사람
아주 떠나지는 못하고
마음 하나 절집에 두고 온 사람
나와서도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
다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
옷자락에 그늘이 달라붙어 있어서
흘러가는 구름도 추스르지 못하고
청산의 바람도 그 그늘 달래주지 못해
절집 하나 둘러메고 정처 없는 사람
―「절집을 나온 사람」 전문
최일화는 마치 흐린 창을 닦아내듯 다중 다층의 복합적인 풍경을 단순화한다. 그의 시는 찌꺼기들을 걸러낸 술처럼 맑다. 그는 가짜인 껍데기들을 귀신처럼 감지하고 그런 것들을 시야 밖으로 밀어낸다. 그리하여 장식과 페르소나가 사라진 존재가 말갛게 모양을 드러내는데, 그것을 담는 그릇이 바로 그의 시이다. 위 시도 두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마음의 풍경을 수묵화처럼 잘 그려내고 있다. 이곳을 나왔으나 저곳이 그립고, 저곳을 향했으나 이곳을 찾는 마음의 불안한 지도를 시적인 풍경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마지막 연이다. 흘러가는 구름을 추슬러야 하지만 “옷자락에 그늘이 달라붙어 있어서” 그것을 못 한다는 표현은 얼마나 아름다운 비유적 표현인가. “청산의 바람도 그 그늘 달래주지 못”한다니, 그 그늘은 얼마나 깊은가. “절집을 나온 사람”은 옷자락에 (세속의) 그늘을 달고 등에는 “절집 하나 둘러메고” 정작 어느 곳으로도 가지 못하거나 아니면 어느 곳으로나 가며 고통스러워한다. 문제는 어딜 가든 다른 곳이 정처(定處)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기실 “절집을 나온 사람”만이 아니라, 일상적 주체들의 삶의 여정이 대체로 이런 것이 아닐까. 육신의 늙음이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오지만, 그 해방엔 이미 죽음의 터미널이 들어와 있고, 무위자연은 사실 처음부터 자연인 존재에게만 가능하다. 인생은 버릴 수 없는 그늘과 절집을 옷자락과 등 뒤에 달고 늘 “망설이는 마음”의 여정이 아닌가. 이 시집엔 이런 사유와 성찰이 댓돌 위의 신발들처럼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그것들은 무채색에 가깝도록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일견 쉬워 보이지만 오랜 수행의 눈만이 도달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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