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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란 시인의 시편들에서 가장 중심에 놓이는 것은 일상과의 함수 아래 놓인 시간성의 문제이다. 일상적 시간 앞에서 시인은 이를 온몸으로 감내하는 길을 선택한다. 그것은 일상적 시간을 회피하지 않고 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시인은 스스로를 변화시키면서 삶의 완성에 이르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시인이 꿈꾸는 삶의 완성이란 일상의 시간을 벗어난 초월적인 자리에 놓여 있지 않다. 그것은 여전히 일상의 시간 한가운데에서 부드러움을 향해 있는 내면을 발견하는 일에 해당한다. 삶의 성숙을 의미하는 이것을 시인은 시간의 삭임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내고자 하는바, 이러한 과정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가장 귀한 열매가 있다면 그것은 깊고 은은히 발효된 말의 와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정(문학평론가)
▶ 목차
1부
언니 - 17
백만 년에 단 하루 - 18
인형뽑기 - 20
스물아홉 - 22
가구음악 - 24
선물 - 26
손수건 - 28
장미키스 - 31
직립보행 - 32
손톱 - 34
썩은 사과의 사람 - 36
꽃 지는 일 쉽다고 누가 말하나 - 38
껍질의 힘 - 40
부지깽이 - 42
2부
파라솔 - 45
공공연한 비밀 - 46
글라디올러스 - 47
유모차를 미는 저녁이 지나간다 - 50
장미 - 52
나비 - 54
백설기 - 56
상추도둑 - 59
그냥, 대답을 삼킬 때 - 62
삶을 해약할 수는 없어 - 64
자연 - 67
얼음손뼉 - 68
거품도시 - 70
뒷담화 - 72
3부
허심청 - 77
중학교 동창회 - 78
단풍휴게소 - 80
무량수소화기불 - 82
겨울연못 1 - 84
겨울연못 2 - 86
구름의자 - 87
당목撞木 - 88
간고등어 - 90
위험한 침대 1 - 92
위험한 침대 2 - 93
위험한 침대 3 - 94
위험한 침대 4 - 96
위험한 침대 5 - 97
위험한 침대 6 - 98
위험한 침대 7 - 100
4부
산딸기 - 105
슬픔의 지층들 - 106
슬퍼하는 이들의 수고를 짐작한다 - 108
시간은 피를 희석시킨다 - 110
쇼 윈도우 - 111
내가 남긴 잔을 당신이 비울 때 - 112
꽁치 - 114
책상 - 116
봄날은 간다 - 118
밤의 노래 - 120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 122
차라리 악몽이었으면 - 124
1995년, 그 후 - 125
묘비명 - 128
해설 / 김윤정(문학평론가) -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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