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관하는 대산문학상 2005년 수상자들이 결정됐다. 대산문화재단측은 9일 정오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상작과 수상자를 공개했다.

시 부문 수상자는<파문>의 김명인, 소설 부문은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김연수, 평론 부문은 <문학이라는 것의 욕망>을 상재한 정과리, 번역 부문은 <한용운 시선>을 영역한 프란시스카 조. 수상자들에겐 각각 3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 대산문학상은 ▲번역부문 심사를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권 등을 매년 순차적으로 심사, 시상하고 ▲시와 소설, 평론 심사를 예·본심 2심제로 했으며 ▲예심 및 본심 기간을 연장해 독회를 강화하는 등 심사제도와 방법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 김명인 등은 제도개선 이후 첫 수상자라는 영예도 동시에 안은 셈.

시 부문 수상작인 <파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삶과 시가 일치하는 기록이며, 시적 형상력과 언어적 균형 감각이 살아 있어 무리 없는 의사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경쟁작들은 신대철의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와 최하림의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등.

'응축미 있는 구성과 사건에 대한 새로운 해석 거기에 예상을 뒤엎는 결말처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얻은 소설 부문 수상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는 임철우의 <백년여관>, 조경란의 <국자이야기>와 경합했다.

성민엽의 <변화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김명인(평론가·시부문 수상자 김명인과는 동명이인)의 <자명한 것들과의 결별>과 수상을 다툰 정과리의 평론집 <문학이라는 것의 욕망>은 '문학이라는 정신적 노력의 특수성과 보편성, 문학의 사회적 기능, 문학 제도 등을 폭 넓고 깊이 있게 성찰'한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했다.

김명인은 1946년 경북 울진생으로 73년 중앙일보를 통해 등단해 <동두천> <머나먼 곳 스와니> 등의 빼어난 시집을 낸 바 있는 한국 시단의 중진. 서른 다섯의 나이에 이른바 '문학상 빅3(동인·황순원·대산문학상)' 중 2개를 받는 기쁨을 누린 김연수는 <꾿빠이 이상>이란 독특한 작품으로 애초부터 그 가능성을 여러 평론가와 독자로부터 인정받았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수상자들은 "40년간 시를 썼지만 아직 지겹지 않다. 이제야 시의 넓이와 깊이가 보이기 시작했다(김명인)" "한국문학이 가진 기존의 이론을 돌파하려 애쓴 내 노력을 심사위원들이 이해해준 것이라 고맙다(정과리)" "무슨 짓을 해서건 써야 한다는 당위가 나를 끌어간다(김연수)"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25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