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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최기종
어머니, 병실에서
집에 가야 한다구
이른 아침부터
이불짐을 싸시더니
그 공功으로 그 집에 가셨는지요.
해다갈 때면
빨래도 걷고
대문도 걸어야 한다구
손가방 챙기시더니
그사이 그 집에 가셨는지요.
더 치료 받아야 한다고
그 짐 풀어서
제자리 돌려 놓으면 또
그 짐 만들어 내시더니 그것
맺고 맺어서 그 집으로 가셨는지요.
이제 다 나았다고
얼른 집에 가서
영감탱이 조반 지어야 한다구
눈화장 하고 나서더니
평생 그리시던 소원 이루셨는지요.
어머니,
이불짐도 손가방도 장신구도
피도 눈물도 사랑도 다 버리시고
미풍에 허허 날아 가셨는지요.
그 집에서 초승달로 돋아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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