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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시곡(狂詩哭)
어둡고 차가운 밤
몰골이 남루(襤褸)한 영혼이
목을 빼고
내 가슴팍을 헤집고 도래질을 합니다
독(毒)을 든 박쥐가 머리채를 들고
가슴을 저미며
심장에 혀를 꼿고 붉은 피(鮮血)를 흡입(吸入)합니다
육탈(肉脫)의 소리
아귀들의 소리
그렇게
이름모를 젊음들이 꿈을 꾸며 죽었습니다
만장(輓章)이 요란한 요지경(燎址鏡)속에
검정 장삼(長衫)을 걸치고 옷섶을 여민 사자(使者)며
부정잡색(不正雜色)을 걸친 가사(苛使)놈들이
오랏줄로
가혹(苛酷) 하리 만큼
죄없는 민초를 잡아 들이고
육신을 형틀에 결박하고 고추가루 물을 붙고
능기를 채우고 아래도리에 성고문을 하고
장(杖)을 치고 악독한 고문으로 위증을 받아 내고
오적으로 몰아 검산(劒山) 형지(刑地)로
힘든 긴 유배지로 보냈든 것입니다
이것이
이시대의 독재자의 폭거(爆擧)였습니다
핏자욱 짙은 얼굴 혀는 잘리고
헤어진 알몸으로
가차(苛車)에 실려 마구 버려지고
또 다른
명부(冥府)에서
인물(刃物)을 든 망나니
형채를 든 망나니들이 보부상에게 뇌물을 받고
기녀에게 사음(邪淫)을 접대받고
그들은 분주히 어데로 가고 있었습니다
무섭고 험한
형장으로 가고있습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폭거였습니다
시퍼런 불이 오르고
형구(刑具)가
아무렇게 놓여있습니다
얼굴에 개기름 낀 형리(刑吏)가
형채로 마구 쥐어 틀고
가사(苛使)가 홀기(笏記)를 읽으며 죄를 묻습니다
민초들에게
재물을 범(犯)하고 간도(奸盜)질을 한 탐관들이 음사(淫事)를 하고
계집들과 주지육색(酒之肉色)을 하며
세정(稅政)으로 날랑개비 타고 외유도 하고
어지롭게 망친 이 나라 위정자들
대왕이시여
망극하이다
이 사람은 바라 볼 뿐입니다
곳곳에 상처가난 여사(女詐)가
뭇 호색들과 가리쟁이가 째지도록 사음편정(邪淫遍情)하고
권력의 썩은 돈으로 권세를 자랑하고
고리채로 피를 말린 여자
주리(周釐)에 괴성을 지르고
자학(自虐)의 소리
회오(悔悟)의 소리 고성을 칩니다
죽어 맞당하나
이 사람은 바라 볼 뿐입니다
아 - 이렇게
그들은 회색빛 바다에 버려지고
나무잎이 되어 파도에 휩싸여 가고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민초들이 으시시하고 살기가 죽기 보다 힘들 다 합니다
하늘를 경천(敬天)하소서
칠흑의 밤이 가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
겸양한 아침이 언제 올런지 지켜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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