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송우 시인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한국작가회의 선생님들께 호소합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대상 이른바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지난 2022년 6월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연이자를 면제하고 원금만을 상환’하도록 하는 법원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한 장관은 “법무부는 오직 팩트·상식·정의의 관점에서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려 노력할 것이고,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에 진영논리나 정치논리가 설 자리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 명의 대통령 재임기간에 미제로 남았던 본 국가배상금 소송건은 당시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장관이 화해권고를 수용하면서 법원의 부동산 강제 경매가 중단된 이후, 제 아버지 - 인혁당 피해자 이창복 선생 – 와 저는 ‘부당이득금’이라고 명명된 원금의 상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회 쪽과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지난 2021년 11월 발의한 ‘채권관리법 일부 수정안(의안번호 0446)’ 처리가 해법으로 제시됐습니다. 본 법안은 국가폭력 피해자의 채무를 면제하는 법안으로서, 인혁당 피해자 대상 부당이득금이라는 채무를 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당시 저희는 여당 쪽으로부터는 ‘당정이 하나의 입장을 가진다’며 ‘한장관의 법원 화해권고 수용이 당정의 입장이며, 추가적인 채권관리법 수정안 통과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때 저희는 해당 법안 심의시 ‘법안 통과에 반대만을 해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재경소위 전략 85개 법안 중 하나로 채권관리법 수정안을 채택하며 해결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다시피 지난 12월 여야가 예산안 통과로 대립하고 국회가 파행되면서, 해당 법안 심의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재개된 국회 재경소위에서 본 법안은 처리되지 않았고, 언제 다시 소위가 이를 심사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원래 아버지께서는 집을 팔아서 원금을 상환하려 했으나 부동산 경기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습니다. 부동산 유튜브를 통해 자택 물건을 포스팅하게 하기도 하고, 지인과 주변에 자택을 매수할 당사자를 찾으며 지인뿐만 아니라 ‘단체나 기관이 아버지 주택을 매입하여 연수원 등으로 사용토록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였으나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밖에 주택융자를 알아보기도 하였으나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불가능했습니다. 융자를 받기 위한 소득 조건을 충족하는 자식들도 없는 관계로, 가족들 명의의 주택담보대출 역시도 어려웠습니다.
작가회의 선생님들! 저희 아버지 이창복 선생은 국가폭력의 피해자이며, 사건 자체는 무죄로 선거된 사안입니다. 국가배상금 산정 기준이 바뀌면서 법 집행 절차에 따라 채무자가 되어버렸지만, 아버지께서는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영혼을 갉아먹는 소위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 시달려왔습니다. 이토록 오랜 기간 고통받을 줄 알았다면, ‘주었다가 빼앗는 절차가 아무리 억울했다 하더라도 차라리 당시에 어떤 수를 내서라도 원금을 납부했을 것’이라 후회하십니다.
작가회의 선생님들! 집을 매매하여 갚으려고 해도 안되고, 대출을 받아 갚으려고 해도 안되는 이 기막힌 사연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는 ‘부동산 경기가 풀려서 주택이 매매되는 대로, 원금을 납부하겠다’고 합니다. 현재 저희는 부동산 유튜브 조회수를 높이는 방안과, 다른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여 포스팅 방안도 찾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아버지께서는 더욱 기력이 쇠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난 일요일 4월 9일(인혁당 사형수 사형 집행일), 4.9 평화재단 행사에 참가해서 본인의 어려운 상황을 호소하려 집을 나서는 중, 자택 근처 언덕에서 쓰러져서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어제 찢어진 눈가를 꿰매는 수술을 받으면서, 아버지께서는 ‘찢어진 자신의 마음도 꿰매어 달라’고 제게 호소하였습니다.
작가회의 선생님들! 법원이 아버지에게 원금 상환 기한으로 정한 일정은 이번 6월말까지입니다. 이때까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엔 지연이자마저 부활하게 됩니다. 지연이자 11억원은 아버지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뜻있는 독지가가 아버지 주택을 매입해준다면, 그 매입액으로 이른바 부당이득금 원금을 상환할 수 있습니다.
작가회의 선생님들! 대한민국은 개발과 민주의 두 날개로 비상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대한민국 발전의 한 축인 민주화 유공자가 한낱 채무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품위를 지키면서 노후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개인이나 단체가 부모님 자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거나, 혹 재정적 여유가 있는 분께서는 직접 매입해주신다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2023년 4월 11일
이송우 시인 올림
첨부: 양평부동산 유튜브 컨텐츠 링크
https://youtu.be/TEG3SMtUu4w
게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