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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화
최 기 종
꽃 한 송이 들면
그대가 저절로 다가올 줄 알았다.
꽃 한 송이 들고서
미혹의 그대를 기다리면
그대가 새처럼 날아올 줄 알았다.
극락강 푸른 바람처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그대를
연줄에 꽁꽁 잡아 맬 줄 알았다.
꽃 한 송이 들었어도
그대는 여전히 저만큼 서 있었다.
꽃 한 송이 들고서
강 건너 그대를 황홀하게 불렀어도
그대는 미동 하나 없었다.
꽃 한 송이, 사랑의 표지 삼아
이렇게 우뚝 들었지만
그대는 저녁놀처럼 사라질 뿐이었다.
꽃 한 송이 들면
마음결의 미소가 저녁 극락강을 건너간다.
등불처럼 꽃 한 송이 들고서
미혹의 나를 기다리면
부나비도 날파리도 하루살이도 날아들고
그대, 등롱 밑에서 날개짓 한다.
이렇게 꽃 한 송이 들고서
불혹의 그대를 기다리면
극락강 비오리가 먼저 깨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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