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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함순례/ 뜨거운 발
이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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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례 시인의 첫 시집 [뜨거운 발]
(애지, 2006년 7월 11일)


함순례 시인의 첫 시집. [뜨거운 발]은 삶의 구체적 서사가 압축되고 풀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도출되는 깊은 서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것은 언어로 곱게 가꾸는 결이 아닌 삶과 체험이 언어를 뚫고 오르는 생동의 차원이다. 예컨대 시인은 자연의 생명 현상을 빌려와서 ‘꼴림’을 당당하게 뒤집어 말하고 있다. ‘꼴림’은 무언가 하고 싶어진다는 것, 마음이 일어나는 고귀한 일. 즉 내 몸의 떨림이고 싹이 트는 일이니 이 꼴림이 있어야만 세상이 죽지 않고 제대로 돌아간다. 꼴려야 한다, 동무들아, 당당하게 꼴리자! 시인은 말하고 있다.

또한 「사랑방」에서는 태생의 비밀이 조금도 비밀스럽지 않게 묘사되어 있어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태가 멀게 배가 불렀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자궁에 씨를 심었던 아버지의 정사가 “저녁밥 안치는 엄마 그대로 부엌바닥에 자빠뜨린 거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기발함에 기대는 시가 늘고 있고 그 무조건적인 가학 충동이 더 큰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최근의 시단에서 함순례 시인의 은근슬쩍 능청이 맛깔스럽게 읽히는 이유이다.

한편 “기를 쓰고 살아도 생의 그늘은 새록새록 돋아나니/사람으로 산다는 일 얼마나 도도한가”(「무덤 속 사랑을 쫓다」)나 “여름 물가에서 차례차례 껍질 벗고 오늘 아침 창가에 투명한 그물 펼치는 잠자리떼, 내 발목에도 말랑한 피가 도는 것이다”(「잠자리」)등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 시인은 우리 생의 도도한 물결에, 3억 년 전의 내밀한 우주의 탯줄에 펜촉을 대고 싶은 것이다. 하여 타인의 삶에 대한 매우 섬세한 눈길과 뛰어난 형상화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시편들은 곧 시인의 삶을 여는 심지로 기능한다. 환한 기억이든 어두운 기억이든 기어코 끌어안고야 하는 시세계는 고봉밥 한 그릇처럼 따뜻하다.



함순례
1966년 충북 보은 출생. 1993년 <시와사회> 신인상으로 등단. 2005년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현재 <작가마당> 편집위원, <애지시선>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에서

잠자리


매미 소리 물고 잠자리 날아든다

장맛비에 물러터진 복숭아처럼 꼭지 잃은 말들이 썩어가는 동안 3억 년 이상 아름다운 비행 멈추지 않은 널 기다려 왔는지도 모른다

교정지와 출판사와 제본소 오가는 사이 뜨거운 햇살과 내통한 듯 비틀거리던 기억이 난다 짧은 그늘 비껴 걸으며 눈빛 붉어지고 입안엔 단내 풍겨나왔다

여름 물가에서 차례차례 껍질 벗고 오늘 아침 창가에 투명한 그물 펼치는 잠자리떼, 내 발목에도 말랑한 피가 도는 것이다

지금 난 겹눈 훔쳐 달고 검붉은 자루 속 빠져나오는 중이다



::시인의 말

지난 한 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작품으로만 흠모해오던 시인들의 시집 여덟 권을 묶어내는 동안 입에선 단내가 났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교정을 핑계삼아 그들이 갖고 있는 詩力을 들여다보면서 무릎 내려치기도 하고 고개 주억거리기도 했다. 가야할 길이 어렴풋하게나마 가닥 잡히기도 했다. 과연 일 년을 넘길 수 있을까?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다. 안 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리고 딱 일 년이다. 그들이 그토록 염려하던…일 년을 무난히 넘겼다.

이제… 내 피붙이와도 같은 여덟 권의 시집에 또 한 권을 보태려 한다. 나를 세우려 한다. 까마득한 후배를 위해 먼길 한달음에 달려와 구들장 다숩게 뎁혀 놓으신 선배님들 계셔서 두렵지 않다. 춥지 않다. 두 발이 뜨겁다.

-함순례


::추천글

시의 맛과 파장은 아주 싱겁고 엷어서 무미한 진동에 가까워야 하고 그 소극적 운동성이 미세하지만 깊고 먼 여운을 남길 것이라 믿는다. 함순례의 시는 결연한 의지에 차 있지도 않고 세계를 토막 내고 비틀지도 않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조용히 스며드는 울림이 있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가족과 이웃, 자연에 대한 깊고 진솔한 고백들은 순박하고 순정하며 담백하다. 자칫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로 흘려듣기 쉬우나 그것들은 사실 우리들 대부분이 오랫동안 망각 속에 방치해 두었거나 뿌리쳤거나 ‘요금별납’ 도장을 찍어 멀리 날려 보낸 것들이다. 그 기억들이 지금 다시 살아나 시인의 오늘을 깨우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인의 손아귀에 쥐어진 분노와 두려움의 ‘돌멩이’는 물살에 깎여 따스해졌다. 서정시의 미덕은 이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지 않고 멈추거나 뒷걸음질 치며 모든 기억들을 치유하고 얼싸안는데 있다.- 최영철(시인)

어서 오게. 여기 시가 한 상 차려져 있네. 이 자리에서 자네는 고향 산천의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자란 풀꽃들의 함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네. 그 모진 비바람 속에서 척박한 땅을 일구어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던 사람들이 있었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세세히 묘사되어 있어 읽다 보면 눈물이 날 거네. 참 어려웠던 시절의 암담했던 풍경과,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설움과 쓰림까지도 외면하지 말기를. 우리는 모두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가서 합쳐질 것이니. 함 시인의 시세계는 허황된 관념의 놀이가 아니라 우리네 삶의 실체와 풍속의 세계를, 인간과 자연의 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문학적 진정성을 담보하고 있네. 마음껏 들고 가시게.- 이승하 (시인, 중앙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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