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확 시인의 첫 시론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생성의 시학]
(코나투스, 2005년 12월 23일)
생성의 시학은 ‘모든 존재는 완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고정되고 안정된 법칙이나 도식을 찾기보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늘 새롭게 생성되는 역동적인 변화와 운동의 세계를 보고자 한다. 사유주체인 ‘나’를 실체로, 즉 존재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동일적 담지자로 설정하는 존재론적 사유 대신, 모든 존재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구성하는 주체적 과정으로서 존립하는 생성의 사유에 기반해 있다. 모든 만물과 우주와의 연대와 참여 속에서 나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어떤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추론 형식을 따라 특정한 대상을 사유하기보다 서로의 관계 속에 들어가 공동체를 이루며 실현되는 ‘과정’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 생성적 사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생성의 시학은 모든 대립의 긴장을 무화시키거나, 낭만적인 의미의 화해나 무조건적인 대립의 일치를 추구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이것도 저것도 다 옳거나 틀렸다는 이원론적인 병렬이나 일원론적인 통합의 사유로 착각하기 쉽지만 세계를 유기적이고 관계적으로 이해하려는, 곧 궁극적으로 철저한 자기동일성에 기반한 긍정 또는 부정 자체를 넘어서려는데 그 참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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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확
1959년 광주 출생. 현재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 지은 책으로 시집 [매장시편], [살아 있는 날들의 비망록], [운주사 가는 길], [벽을 문으로],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 산문집 [들키고 싶은 비밀], 시론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 생성의 시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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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생성의 시학은 '모든 존재는 완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고정되고 안정된 법칙이나 도식을 찾기보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늘 새롭게 생성되는 역동적인 변화와 운동의 세계를 보고자 한다. 사유주체인 '나'를 실체로, 즉 존재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동일적 담지자로 설정하는 존재론적 사유 대신, 모든 존재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구성하는 주체적 과정으로서 존립하는 생성의 사유에 기반해 있다. 모든 만물과 우주와의 연대와 참여 속에서 나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어떤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추론 형식을 따라 특정한 대상을 사유하기 보다는 서로의 관계 속에 들어가 공동체를 이루며 실현되는 '과정'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 생성적 사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생성의 시학은 모든 대립의 긴장을 무화시키거나, 낭만적인 의미의 화해나 무조건적인 대립의 일치를 추구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이것도 저것도 다 옳거나 틀렸다는 이원론적인 병렬이나 일원론적인 통합의 사유로 착각하기 쉽지만 세계를 유기적이고 관계적으로 이해하려는, 곧 궁극적으로 철저한 자기동일성에 기반한 긍정 또는 부정 자체를 넘어서려는데 그참된 의의가 있다.
::시인의 말
우리가 매일 접하는 현상의 세계 또는 구체의 영역은 가변적이고 유동적이기에 제 본성과 무관한 시.공간이 아니라, 바로 '나'의 본질이 구현되는 장소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의 이분법에 가려 있는 시들의 풍요로움과 깊이를 읽어내고자 했다.
시대착오적인 실용주의 혹은 과학과 경제 만능주의 속에서 오늘의 시인들이야말로 모든 사물을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로 파악하고 수용하는 생성세계의 담지자라는 관점에서 그들의 고뇌와 사유의 비밀을 엿보고자 했다. - 임동확
::차례
책머리에 : 문학이 내 삶의 구원이 될 때까지
제1부 숨음과 드러남의 이중주
눈에서 귀로, 관음(觀淫)에서 관음(觀音)으로 - 가상현실 시대와 문학의 운명
존재망각 시대, 시인은 무엇을 노래할 수 있는가
동일성 혹은 분열의 근대시학에서 차이와 감응의 생성시학으로 - 생성문학론의 탐색과 그 가능성
생성의 시학을 위한 시론
꽃핌, 드러남과 숨음의 이중주 - 김지하 시집 <화개> 해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 생명의 새로운 시적 이해를 위하여
제2부 어두운 삶의 심연과 존재의 놀이
'상대(上代)은유'와 인간적 세속주의 - 서정주 제9시집 <학이 울고간 날들의 시>를 중심으로
무의미시론과 '처용'과 '천사'의 변주 - 김춘수론
황지荒地의 풀잎과 광기의 시학 - 박봉우론
한국문학과 질병의 미학
추의 미학에서 숭고미로 - 김지하 시세계의 한 이해
왜 우린 아직도 김수영인가 - 김수영의 시세계와 하이데거
질 수 없어 이겨왔던 날들의 노래와 꿈 - 5월 문화예술의 현주소와 그 가능성 모색
제3부 침묵의 소리와 마음의 무늬
자아와 타자를 응시하는 두 겹의 눈
- 정철훈 시집 <개 같은 신념>, 이기성 시집 <불쑥 내민 손>, 고찬규 시집 <숲을 떠메고간 새들의 푸른 어깨>
절망의 출현 방식과 무로부터의 사유 - 이시영, 고형렬, 박영희, 신동호의 시
존재의 신호와 생성의 사유 - 최정란, 고영민의 시
병든 슬픔의 시대와 숭고미의 추구 - 최두석, 김지혜, 나종영의 시
감각과 의식의 현상학 - 정복여의 시세계
시의 낭만화와 삶의 불모화
알레고리에서 생성의 세계로 - 김광규 시집 <처음 만나던 때>
'흑명(黑鳴)'의 오솔길과 '산성(酸性)'의 시간이 피워낸 만다라
- 고재종 시집 <쪽빛 문장>, 나희덕 시집 <사라진 손바닥>
파문, 심해의 침묵이 새기는 마음의 무늬 - 김명인 시집 <파문>
21세기에도 콩심기는 계속된다 - 하종오의 시, '시어미가 며느리에게 콩심는 법을 가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