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펴내는 유영갑의 세 번째 장편소설 [달의 꽃] (화남출판사, 2005년 1월 10일)
지난 1991년<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장편소설 [푸른 옷소매], [그 숲으로 간 사람들], 창작집 [싸락눈] 등을 간행하여 문단에 주목을 받은 중견작가 유영갑 씨가 장편소설 [그 숲으로 간 사람들] 출간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을 펴냈다.
장편소설 [푸른 옷소매]를 통해 한국군 남자와 베트콩 여자 사이의 국경과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사랑의 문제를 형상화하여 주목을 받았고, 이후 장편 [그 숲으로 간 사람들]을 통해 독립군 자손과 친일파 경찰과의 끝나지 않은 역사청산의 문제를 제기하여 리얼리스트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작가 유영갑.
문학평론가 이재복 씨가 <유영갑론>에서 평가한 바처럼 유영갑은 그동안 리얼리스트의 글쓰기 본령을 유감없이 보여준 바 있다. 특히 그의 소설 속에 서술된 대상들은 부분이라든가 하나의 현상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전체와 본질이 함께 존재하는 양상을 보여줘 평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영갑 1991년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작품활동 시작. 장편소설로 [푸른 옷소매], [그 숲으로 간 사람들]이 있고, 창작집으로 [싸락눈]이 있다.
그와 함께 작가 유영갑은 산업화과정 속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흥도시로 변모한 영등포라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밑바닥 인간 군상들의 삶의 내력을 소설화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현상과 역사의 문제를 함께 제기하였다.
특히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그 숲으로 간 사람들]은 문학평론가 고영직 씨의 평가처럼 한 가족사에 음각된 민족사의 복원을 이룩하였다. 그가 이 장편을 통해 보여준 어느 독립투사 집안의 기구한 운명의 씨줄과 날줄이 직조한 가족사의 내력을 보노라면, 우리는 서글픈 비애감과 깊이 모를 분노마저 느끼게 된다.“근대를 넘어 탈근대를 운운하는 시대에 식민지 잔재의 청산과 민족사의 자기 정립이라는 해묵은 전근대적 과제가 여전히 우리에게 실감으로 존재한다는 자각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지난 1998년에 펴낸 첫 창작집 [싸락눈]은 영등포를 터전으로 하여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리얼하게 그려내었다. 이 창작집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예외 없이 영등포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문학평론가 방민호 씨의 평가처럼 영등포 및 그곳을 삶의 무대로 하여 살아가는 뿌리 뽑힌 인간군상들의 삶의 여적을 끈덕지게 물어 늘어지는 이 작가의 깊은 관심과 애정이 돋보이며, 영등포의 세태와 풍물을 능란하게 그려냄으로써 이 작가의 유니크함을 보여주었다. 그의 중단편들은 현실에서는 분명히 있을 법하지만 묘사하기는 힘든 인간형을 잘 포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가 유영갑이 7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장편소설 [달의 꽃]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 대학로에서 겪은 청춘의 고해성사이자, 혜화동- 그 젊음의 유랑지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상처의 풍경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창신동 철거민이 도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국가폭력(백골단)의해 구타당하고 그 일가족이 귀향(강화도)하는 과정에서 그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다가 자살하는 주인공 아버지의 스산한 삶을 통해 근대화가 한 가족을 어떻게 해체시키는가의 문제와 민초들의 한과 망자의 넋을 달래는 한판 씻김굿 과정을 통해 세대 간의 단절을 어떻게 잇게 만드는가에 대해서도 이 소설은 진지한 성찰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 작품은 각자 내면에 간직한 고독과 절망의 울타리를 지나 자신의 생의 의미를 깨닫고 깨달음의 세게로 건너가는 사람들의 삶의 풍속도를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