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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수저] [소설] 김신우 / 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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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김신우




  새벽녘 잠결 속으로 찾아오는 소리에 아랫도리가 묵직해진다.
  윗집 남자의 거친 숨소리는 허공을 가르는 바람처럼 가파르게 시작된다. 여자는 새끼 고양이의 울음같이 신산한 소리를 뱉어낸다.
  꿈속에서 여자들은 춤을 춘다. 교활한 악기 소리를 흉내 내며 몸을 비튼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현란한 춤이 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추락의 순간은 아찔하고 달콤하다.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순간 어지러움도 사라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지후 녀석의 몸이 이렇게 가벼웠을까. 아니면 무거웠을까. 붕 떠오르던 지후.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지후의 몸. 피투성이 지후의 얼굴과 춤추는 여자들의 얼굴이 절망으로 일그러진다. 춤이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까지 참지 못하고 나는 몽정을 한다. 유자 씨를 깨물 때처럼 비릿하고 시큼한 냄새가 난다.  
  괴롭게 눈을 뜬다. 새벽 네 시다. 살아 있으므로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이다. 무엇인가에 도취되어도, 도취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욕을 하거나 기도를 하거나 이 시간은 각자의 몫이다. 나는 셀 수도 없을 만큼의 후회를 하고 잠꼬대보다 못한 푸념을 늘어놓아도 미치지는 않았다. 무엇을 간절히 원하거나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 집 사람들은 주연은 못 되었다. 늘 조연으로 머물렀다. 그럴 뿐인데 웃기게들 살았다. 빤한 결말로 끝날 걸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했다. 우리는 비굴했다.  
  지후는 사라졌으므로 맡기 싫은 역할에서 제외되었다. 지후와 나는 각각 불행한 어미와 아비를 두었으므로 어미가 바뀌고 아비가 바뀔 때마다 우리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앵벌이처럼 구걸했다. 지후의 엄마와 나의 아버지가 평생을 뺑덕어멈과 심봉사로 몸을 굴려 살아온 덕에 지후와 내가 한 집에서 만났을 때 우리는 이미 앵벌이 연기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지후가 열악한 무대를 떠났을 때 우리 덜떨어진 조연들 중 엄마가 제일 바보처럼 울었다. 지후의 생부는 시궁창 같은 얼굴을 하고서 빈소를 찾아왔다. 술을 마시고 잘난 척을 했다. 아무도 술주정을 들어주지 않자 훌쩍이며 노래를 불렀다. 아버지는 친척들 틈에서 지후의 생부란 놈을 욕했다. 노래가 세 곡 이상 이어지자 누군가 주둥이를 틀어막고 지후의 생부를 끌어냈다. 개판이 된 장례식장의 광경을 구경하다 배가 고프면 나는 구석에서 육개장 사발면을 먹었다. 관객들이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우리는 조롱당해도 쌌다.
  윗집에 신혼부부가 이사 온 후로 자주 수상한 소리가 들린다. 소리는 안방과 작은방, 거실 혹은 화장실에서도 들린다. 소리가 내 귀에만 붙어 다니기라도 하는 걸까. 신음소리가 그치고 나면 싸구려 같은 정적이 찾아왔다. 시든 잠을 자고 일어난 윗집 여자는 우리 아버지처럼 맛없는 아침을 준비할 것이다. 윗집 남자는 담배를 피우고 우리 집 화단에 꽁초를 던진다.
  “손모가지를 비틀 놈.”
  아버지가 윗집 남자를 욕하며 밥을 푼다. 썩은 아파트의 주민들은 성의 없이 이웃을 대한다. 남의 차에 침을 뱉고, 걸을 때 슬리퍼 끄는 소리를 냈다. 재건축 시한이 늦어지자 집주인들은 썩은 아파트가 폭삭 무너지라고 빌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띠를 두르고 공무원들에게 항의했다.
  나는 병든 닭 같은 표정을 하고서 책가방을 어깻죽지에 매달고 학교에 갈 것이다. 친구들은 흥미롭지 못한 욕설을 반복하고 선생님은 우주공식보다 어려운 진도를 나간다. 영리한 아이도 미련한 아이도 서로 잡아먹을 듯이 쏘아보며 교실에 앉아 있다. 학교에 있다만 와도 녹초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노력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건 아니다.  
  아버지는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세 번이나 했다. 실수로 잠깐 살다 간 여자들까지 합하면 우리 집에 다섯 명의 엄마들이 거쳐 갔다. 그중에 자기를 엄마로 불러 달라고 말하는 엄마는 한 명도 없었다.
  지후의 엄마이자 나의 마지막 엄마였던 엄마가 이 집에서 나갔다. 지후의 장례식이 끝나고도 석 달이나 참았다가 나갔다.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 산 여자답게 끈기가 있었다. 나를 낳은 첫 번째 엄마보다도 이 집에 오래 있었으므로 그 여자의 인내심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종종 부킹한 상대와 바람을 피우고 다니긴 했으나 우리 집 사람들은 각자 모르는 척하는 일에 익숙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묻거나 따지는 일에 서툴렀다. 그러나 우리 집에 살았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아버지가 묻고 따지고 꼬집어주길 원했다. 여자들은 관심 받는 일에 목말라 했다. 갈수록 지렁이처럼 몸을 뒤틀었다.  
  “창살 없는 감옥이야. 구름 속에 가려진 사람과 사는 기분이랄까. 순한 얼굴을 하고서 숨을 옥죄어 오는 사람 있잖아. 남편이 아니라 감시카메라랑 살고 있는 기분 같은 거. 집에 불이 나도 불을 관찰하고 있을 거야. 아들은 좀 모자란 것 같고. 미쳤어? 병수발이나 들어주다 인생 종치게. 생각만 해도 끔찍해…….”
  몇 번째 여자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우리 집에서 가장 짧게 있다 떠났던 여자는 매일같이 안방에 틀어박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 그 여자는 마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계란과 참치 값을 아껴 옷과 화장품을 샀다. 그러나 아버지는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구미호가 둔갑을 한다 해도 아버지는 몰랐을 것이다. 아버지는 남루한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존재감을 채워줄 두꺼운 코트 같은 여자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학교 갔다 오는구나.”
  흰머리 경비원이 느물느물 웃으며 나를 불러 세웠다.
  “요즘 엄마가 통 안 보이시더구나.”
  “…….”
  “엄마한테 받을 게 있는데, 어디 가셨냐?”
  흰머리 경비원은 얼굴보다 일찍 머리카락에 노화가 찾아왔다. 바뀐 지 몇 달 되지도 않았으면서 친한 척했다. 우리 썩은 아파트의 경비원은 수시로 바뀌었다. 어느 날은 대머리가, 어느 날은 잔소리쟁이가, 손 떠는 사람이, 퇴역군인이, 들쑥날쑥 왔다 갔다 했다. 흰머리 경비원은 눈치가 없는 편이었다. 자주 푼수 같은 소리를 지껄였다. 가령 나에게 있지도 않은 여자 친구 얘기를 들먹이며 고놈 잘 생겼다고 비위에도 맞지 않는 칭찬을 한다. 싸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엄마 앞에서는 싹싹하고 화끈해서 바깥양반께 사랑 받으시겠다고 헤헤거린다.
  “엄마는 어딜 가고 안 계세요.”
  대꾸하기 싫어서 냉큼 흰머리 경비원을 지나쳐 간다.
  “언제 오시는데!”
  등 뒤에서 흰머리 경비원이 다시 한 번 물었지만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걸음을 재촉한다. 등 뒤에서 흰머리 경비원의 표정이 오싹하게 변하는 것 같다.
  흰머리 경비원이 엄마에게 받을 게 있다면 남도의 명품 유자차라고 찍혀 있는 유자 단지일 것이다. 지후의 엄마는 뚜쟁이같이 돌아다니며 썩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유자를 팔아먹었다. 지후의 외삼촌이라는 남자가 남도의 명품 유자차를 트렁크에 싣고 왔다. 지후는 외삼촌이라는 남자의 얼굴을 알지 못했다.
  지후는 흰머리 경비원의 발목에 전자발찌가 채워져 있는 걸 봤다고 말했다.
  “말도 안 돼. 성전과범이 어떻게 경비로 취직할 수 있냐.”
  “등신아. 무인 폭격기가 위치를 추적해서 독재자의 대가리 위로 떨어지는 거 안 봤냐. 단추만 누르면 방귀 한 방 안 뀌고도 사람을 잡아오는 세상이라 이거지.”
  “그거랑 전자발찌랑 무슨 상관이라는 거야.”
  “이런 머저리. 우리가 이렇게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 이거야. 세상에 믿을 놈이 하나 없다고.”
  지후는 나보다 한 살이 어렸지만 우리는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적당 적당히 살았다. 똑똑하게 굴어도 우리가 결코 우월하지 못하며 엉터리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걸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웃었고 아무렇지 않은 일에 흥분했다. 엄마는 지후의 말을 믿지 않았고 아버지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분명히 봤어. 바지춤을 올릴 때 순간 번뜩이던 전자발찌를.”
  “전자발찌가 어떻게 생긴 건지 자세히 본 적이나 있어? 혹시 만보기나 관절 교정기 같은 걸 보고 착각한 거 아니야?”
  “지하철 화장실에서 똑똑히 봤대도! 뉴스에서 본 거랑 똑같았다고. 저 영감탱이 흰머리는 위장술일지도 몰라. 산타클로스처럼 보이고 싶어서 흰머리로 염색했을 거야. 놀이터의 여자애들을 느끼하게 바라보는 거 좀 봐. 항상 놀이터 부근만 쳐다보고 있더라.”
  지후가 본 게 무엇이든 그것을 궁금히 여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흰머리 경비원이 간첩이라고 한들 놀랄 사람이 있을까. 감쪽같이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의 말을 누가 알고 싶기나 하겠는가.
  햄스터에게 사료를 조금 부어주고 나도 저녁을 먹는다. 사료처럼 푸석푸석한 밥알을 씹는다.
  지후가 있을 땐 지후하고 밥을 먹었다. 지후의 엄마하고도 밥을 먹었다. 지후가 없으니 지후의 엄마하고도 밥을 먹는 일이 없어졌다. 엄마가 있어서, 죽은 지후 녀석이 나는 부러웠다.
  아버지가 철없이 붙잡고 매달렸으므로 지후의 엄마는 식탁에 누렇게 뜬 밥을 차렸다. 조미료를 솔솔 뿌려 국을 끓이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튼튼한 위장을 가진 나를 벌레처럼 쳐다보았다. 그래서 나는 햄스터하고만 밥을 먹었다. 아버지조차 나하고 밥 먹는 게 싫었는지 집에 햄스터를 들여놓았다.
  아버지는 이마트에서 사온 햄스터를 보면서 변태와 떠난 엄마를 그리워한다. 엄마보다는 엄마의 자리를 그리워했다. 아버지는 고지식한 사람이어서 엄마라는 자리가 비면 그 자리를 다시 채워야 한다고 믿었다. 마침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거랑 같았다. 아버지는 한밤중에도 몽유병자 같은 눈으로 햄스터를 쳐다보았다.
  “햄스터는 초등학생이 키우는 거 아닌가요? 아버지, 저는 쥐보다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좋은데요.”
  “햄스터가 더 귀엽고 앙증맞지 않니. 강아지는 다루는 데 시간도 걸리고 고양이는 버릇이 없단다. 둘 다 변덕이 죽 끓듯 하지. 주인을 우습게 알아.”
  “아버지, 햄스터는 사람이 먹는 걸 먹으면 죽는대요. 햄스터에게 음식을 먹이지 마세요. 사료만 먹어야 해요.”
  아버지는 햄스터를 뚫어져라 보면서도 햄스터에게 관심이 없었다. 우유가 남으면 우유를 주고 싶어 했고 유자차를 마시고 나면 유자 껍질을 먹여보고 싶어 했다.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시험해보고 싶어 했다. 아버지의 여자들이 모두 떠나고 나자 아버지는 비로소 묻거나 따지는 연습을 했다. 드디어 깨달음을 갈구하는 사람처럼 이 세상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햄스터는 스트레스를 받아 발발 떨었다.  
  
  저녁밥을 먹고 나면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난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소리다. 윗집 여자는 늘 똑같은 구두를 신고서 저녁에 일을 나간다. 썩은 아파트 반대편 도로에 새로 생긴 상가로 일을 다닌다. 6층부터 8층까지 목욕탕과 찜질방이고 9층부터 10층까지는 피트니스센터이다. 윗집 여자는 저녁 시간에 8층 찜질방 매점에서 카운터를 본다. 찜질방 매점에서 윗집 여자를 본 적이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맥반석 계란을 지후와 몇 번이나 사먹었는데도 윗집 여자는 아래층에 사는 우리를 알아보지 못했다. 썩은 아파트 주민들은 확실히 이웃에게 성의가 없었다.
  윗집 남자와 여자는 밤 시간에 일을 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따로따로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한다. 그들이 남들 자는 시간에 늘 정사를 벌이는 건 그 때문이다. 짙은 안막 커튼을 창가에 달아놓고 정오가 지나도록 잠을 잔다. 그들은 아침이 생략된 생활을 했다.
  중국인인 윗집 여자는 얼굴에 특징적인 부분이 없다. ‘색계’에 나오는 중국 여배우의 얼굴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윗집 여자의 자극적인 음성에 비하면 얼굴은 그저 그런 편이었다. 두툼한 입술과 약간 돌출된 치아는 그녀의 인상을 좀 더 투박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지후의 엄마로부터 윗집의 중국인 여자가 한족(漢族)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머나먼 중국 본토에서부터 이 썩은 아파트까지 시집 왔다는 것이 나를 좀 씁쓸하게 했다.
  나의 첫 번째 엄마도 어딘가로 시집을 갔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서로 연락이 두절된 채 살아야 한다면 아마도 어딘가에 나만한 아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기 엄마가 과거에 나 같이 똘똘하지 못한 아이를 낳아놓고 토꼈다는 걸 알면 기분 좋아할 자식이 누가 있겠는가.  
  나는 우리 집을 거쳐 간 여자들이 어디서 살아도 여기서만 못하게 살고 있진 않을 거라 믿는다. 그것은 나를 낳은 첫 번째 엄마가 어디선가 담백하게 살고 있기를 바라는 소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후의 엄마가 집 나갈 가방을 싸면서도 화장실로 달려가 오줌을 싸고 물을 내렸을 때 나는 속으로 걸레 같은 년이라고 욕하지 않았다.
  “휴지가 다 떨어졌구나.”
  나는 뜯지 않은 새 휴지를 갖다 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저 유자들은 안 갖고 가시나요?”
  “너라면 가져가겠니? 두었다 먹든가 버리든가 알아서 해라.”
  “엄마 거니까 그래도 가져가셔야죠. 저걸 누가 먹나요.”
  “여태 잘 먹어놓고서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니!”
  오후의 햇볕이 남향 거실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엄마는 뱀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 화장을 고쳤다.
  언제부턴가 우리 집엔 유자가 있었다. 초겨울이 시작되면 달짝지근한 유자 냄새가 났다. 설탕에 절여진 유자는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았다. 겨울 동안 먹어도 남는 건 냉장고에 두고 먹었다. 남도의 명품 유자차는 기분 나쁘게 시고 달았다. 엄마가 바르는 화장품처럼 진한 향기가 났다. 엄마는 지후와 나에게 그것을 먹였다. 그 맛은 ‘달고나’처럼 우리들 입맛을 중독 시켰다. 꿈속에서도 유자차 끓이는 냄새가 났다. 고약한 환각 속에 우리는 시달렸다.
  “우리 사육 당하는 거냐? 너희 엄마는 우리한테 왜 유자를 처먹이는 거냐. 우리가 헨젤과 그레텔이냐? 너희 엄마가 사탕과 과자에 독약을 발라서 먹이는 마녀냐.”
  “유자를 팔아야 비상금을 만들어 놀러 다니니까 그렇지 멍청아. 여기저기 더러운 인간들한테 팔고 남은 유자를 우리한테 먹이는 거다.”
  “헨젤과 그레텔은 피가 섞였을까.”
  “너하고 나는 남남이다. 나중에 내가 복권에 당첨되거든 들러붙지 마라.”
  “친오누이가 아닐 거야. 그레텔은 계모가 데려온 딸일 수도 있다고.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새엄마 새아빠가 아닌 게 얼마나 되냐. 헨젤과 그레텔은 조작되었어. 순수한 혈통으로 이루어진 가정이 아니라고. 우리 집이랑 똑같다고 보면 돼. 그러니까 애들을 몇 번이나 숲속에 갖다 버렸지.”
  “너랑 나랑 이런 얘기하는 게 정상은 아니라고 본다.”
  “너랑 나랑은 형제가 아니니까 괜찮다. 너랑 나랑은 고아다.”
  우리는 영영 고아가 될까봐 사실은 두려웠다. 그래서 패륜아 같은 짓을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꼰대밥’을 먹은 지 오래된 아버지가 우리에게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 열심히 가르치려 들어도 우리는 묵묵히 참았다. 지후와 나는 삐딱하게 앉아서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눈을 호박만 하게 떴다. 엄마가 생리대를 사오라고 시켜도 우리는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우리는 후레자식이 될까봐 사실은 두려웠다.

  엄마는 ‘멘토’라고 부르는 사내와 특화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썩은 아파트를 떠났다. 특화작물의 이름이 오디였는지 산삼이었는지 돼지감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암튼 남도의 명품 유자차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엄마는 남도의 명품 유자차를 우리 집에 버려두고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났다. 멘토가 엄마에게 왜 멘토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특화작물을 재배하러 떠나는 엄마는 오디션을 통과한 것만큼이나 기뻐했다. 엄마는 멘토에게 새로운 삶을 지도 받았다. 눈물을 흘리며, 이제껏 살아온 인생은 쓰레기였다고 고백했다.  
  나는 멘토를 변태라고 불렀다. 멘토가 아버지와 나에게 내민 명함에 ‘변태완’이라는 이름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와 외모와 재산 빼곤 아버지가 변태에게 특별히 밀릴 건 없어 보였다. 나이와 외모와 재산 순위에서 변태가 아주 약간 우세했지만 아버지는 본인이 공무원 신분이란 걸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학교 선생님이 된 걸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라고 여겼다. 그에 비해 변태는 썩은 아파트의 재건축반대추진위원회의 대책위원 중 한 명이었지만 별로 중요한 타이틀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썩은 아파트의 재건축추진위원회 쪽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컸기 때문이다. 변태의 자식들을 변태의 부인이 데리고 간 걸 보면 변태도 형편없는 놈이긴 할 것이다.
  아버지는 엄마와의 이혼에 합의할 수 없었고 변태와 엄마는 소송을 걸어서라도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절실한 사투였다. 아버지도 변태도 지후의 엄마를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로 생각했다. 호적이 지저분한 사람들끼리 모여 각축을 벌였다. 우리 집은 쓰레기소각장 같았다.  
  
  유자 속에 햄스터가 빠져 죽은 지 하루가 지났다. 컴퓨터 의자에 앉아 수음을 하다가 나는 그것을 보았다. 누군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아 뒤통수가 따가웠다. 나는 내 방 베란다에 남아 있는 남도의 명품 유자차 박스 쪽으로 가보았다. 뚜껑이 느슨하게 풀려 있는 유자 단지 속으로 잠수한 햄스터의 꼬리가 비죽 나와 있었다.
  교원 연수를 간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결국 손을 걷었다. 나는 라면 건질 때 쓰는 집게로 햄스터의 꼬리를 들어올렸다. 추위 때문에 부패한 흔적은 없었다. 지각이 코앞이라 햄스터의 몸만 겨우 처리를 했다. 검은 비닐봉지로 싸서 지하철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렸다. 나는 1교시도 못 채우고 화장실로 달려가 속에 있는 걸 게워냈다. 하루 종일 쫀득쫀득한 젤리가 자꾸만 떠올랐다. 아버지 때문에 햄스터가 죽은 것만 같아 서러웠다. 못살게 쳐다보는 아버지 때문에 햄스터는 살길을 찾아 자멸한 것이다.  
  “너희 엄마는 도대체 언제 오시는 거냐.”
  흰머리 경비원은 날마다 나를 세워놓고 취조하듯 묻는다.
  “나도 잘 모른다고 했잖아요.”
  “유자를 갖다 준다고 해서 네 엄마한테 돈까지 미리 줬단 말이다.”
  “돈은 아버지한테 돌려받으세요. 엄마는 외국에 가셨으니까요.”
  흰머리 경비원은 야비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네가 갖다 주면 될 거 아니냐. 기왕이면 중자 말고 대자로 부탁한다.”
  히죽히죽 웃는 흰머리 경비원의 바지춤을 올려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전자발찌가 만천하에 드러나면 다시는 나에게 들러붙지 않을 것이다.

  윗집의 중국인 여자가 찜질방의 카운터 일을 그만두었다. 심야에 퇴근하던 중 등산복을 입은 괴한에게 쫓겼기 때문이다. 어느 날 새벽 썩은 아파트에 경찰이 출동하고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중국인 여자는 사색이 되어 서툰 한국말로 울부짖었다. 등산복 괴한은 오토바이용 헬멧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중국인 여자가 구두를 벗어던지고 질주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등산복 괴한은 무거운 헬멧을 쓰고 있어서 필사적으로 달리는 중국인 여자를 따라잡기 힘들었을 것이다. 경찰은 메모지에 사건 경위를 써내려가며 썩은 아파트 구석구석을 살폈다. 나는 경비실 쪽을 바라보았다. 흰머리 경비원과 교대한 경비원이 앉아 있었다.
  매일같이 또각또각 소리를 내던 구두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윗집 남자는 등산복 입은 사람들을 경계하며 눈에 불을 켰지만 집집마다 등산복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흔한 게 등산복이었다.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에게도 등산복이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학생들도 교복 위에 등산복 잠바를 입고 돌아다녔으므로 윗집 남자는 거리에 나온 모든 등산복을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지후의 엄마가 변태와 떠나기 위해 아웃도어 매장에서 구입한 등산용 가방에도 내 책가방과 똑같은 상표가 달려 있었다. 그 상표의 로고가 크게 그려진 간판 앞을 지나갈 때마다 나는 쪽팔린 기분이 들었다. 자꾸 변태한테 얻어먹은 밥이 생각났다. 수치스러운 생각으로 어느새 귀까지 빨개졌다.
  변태는 아버지보다는 돈을 잘 썼다. 종이처럼 얇게 회쳐진 스시는 입에서 살살 녹았고 스테이크는 씹어도 질기지 않았다. 아버지는 손에 돈을 쥐고 있어도 돈을 쓸 줄 몰랐다. 돈을 어떻게 써야 즐거운지 방법을 알지 못했다. 지후의 엄마는 그런 아버지 몰래 양귀비라도 감춰놓고 키우는 사람처럼 여기저기에 유자를 팔아먹었다. 지후의 엄마도 코 묻은 돈을 모아 야금야금 쓸 줄을 아는데 아버지는 그것을 몰랐다.
  이제 새벽이 되어도 윗집에서는 수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중국인 여자는 집밖을 나가지 않았다. 택배로 물건을 사들였다. 윗집 남자는 분을 삭이며 담배를 피운다. 1층인 우리 집 화단에 담배꽁초가 쌓여가도 아버지는 윗집 남자를 욕하지 않았다. ‘흰머리 경비원의 발목을 까보세요.’ 나는 윗집 남자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얼마 안 있으면 경찰이 흰머리 경비원의 정체를 밝혀줄 것이었다.     윗집 남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이웃을 노려보며 썩은 동네를 험담하는 겨울 동안 나는 땀과 분비물이 늘어났다. 해가 바뀌면 나는 열일곱 살이 된다. 열여섯은 거지같은 일들이 많이도 일어났다. 지후가 떠나고 지후의 엄마가 떠났다. 우리 썩은 아파트 101호에는 다시 아버지와 나만 남았다. 이 집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썩어 있었고 지금도 점점 썩어가고 있는 중이다. 곰팡이와 찬바람과 기이한 신음소리를 옆구리에 끼고 몇 년 동안 지후의 엄마는 유자를 달달 끓였다. 지후의 엄마가 시큼한 악취를 집안 곳곳에 스며들게 해놓았으므로 더 이상의 마더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등산복 괴한은 잡히지 않았다. 흰머리 경비원의 정체도 탄로 나지 않았다. 흰머리 경비원에게 햄스터가 빠졌던 유자를 갖다 주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설탕 속에 절여진 유자를 잘근잘근 씹고 있을 흰머리 경비원을 상상하면 통쾌하긴 했으나 까닭 없이 초조해지고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흰머리 경비원이 눈을 까뒤집고 발작으로 몸을 떨다가 죽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었다. 불안이 어디에서 오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나는 불안해졌다. 경비실 앞을 지날 때마다 흰머리 경비원의 책상에 놓인 유자 단지를 본다. 남도의 명품 유자차 부피가 줄어들수록 흰머리 경비원의 일상엔 변화가 없다.

  썩은 아파트가 드디어 재건축 허가가 떨어졌다고 뉴스에 나오던 날, 화면 밑으로 손가락 지문 끝이 잘려나간 40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짧은 자막으로 지나갔다.
  토요일 한낮에 우리 집으로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조폭처럼 생긴 형사에게 아버지의 몸은 한방에 제압당했다. 조폭처럼 생기지 않은 형사가 아버지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1층 창고로 쓰는 지하실에서 누군가가 오토바이용 헬멧을 들고 나왔다. 사고가 나던 날 지후가 집안에 팽개쳐둔 이후로 보이지 않던 헬멧이었다. 허둥대는 아버지는 무성영화에 등장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어정쩡한 얼굴을 하고서 경찰에 잡혀가던 아버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악몽처럼 떠나지 않는다.
  흰머리 경비원은 이제 눈썹까지 하얘지고 있었다. 지후가 말한 것처럼 산타클로스라도 되려는 걸까. 흰머리 경비원은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썩은 아파트의 경비실을 지켰다. ‘당신의 발목엔 무엇이 있나요?’ 세상에 태어나서 나는 처음으로 울고 싶어졌다. 유자 속에 빠진 햄스터의 모습도 나처럼 처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썩은 아파트에서 나는 밤마다 가위에 눌리는 꿈을 꾸었다. 흰머리 경비원은 나에게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바보처럼 흰머리 경비원에게 다가가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물었다.
  “네 엄마는 오지 않는다.”
  “엄마는 외국에 가셨어요. 나는 고아가 아닙니다!”
  “웃기지 마라. 너는 한 번도 엄마를 가져본 적이 없어.”
  흰머리 경비원은 히죽히죽 웃으며 나에게 죽은 햄스터의 몸통을 던졌다. 끈끈한 유자가 내 얼굴에 달라붙었다. 잠에서 깨고 나면 땀으로 흥건히 젖은 몸을 돌돌 말았다. 누에고치처럼 누워서 나는 소리 죽여 울었다.

  폭설이 내린 날 아침 경찰들이 또 한 번 들이닥쳤다. 이번에는 과학수사대원도 함께 왔다. 흰 장갑을 낀 과학수사대원은 베란다에 있던 유자 단지들을 조심조심 옮겨왔다. 조폭 같은 얼굴을 한 형사가 유자 단지를 가리키며 하나도 빼놓지 말고 가져가라고 말했다.
  “결정적인 증거가 유자 단지 속에 들어 있다는 피의자의 자백이 있었습니다.”
  언제 나타났는지 썩은 아파트에 기자들이 우글거렸다. 기자들은 멸치 같은 얼굴을 하고서 형사가 하는 말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 젊은 의경이 우리 집 문짝에 출입금지라고 써진 폴리스라인을 쳐놓았다.
  “피해자는 아직 한 명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정 지을 수는 없고…….”
  유자 단지 속에서 끝이 짧게 잘린 손가락들의 마디가 나왔다. 그것들은 낱개로 포장된 지퍼 팩 속에 들어 있었다. 몇 번째 엄마의 손가락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은 몇 번째 엄마의 손가락도 아닐지 모른다. 아버지는 무수한 엄마들의 얼굴을 기억도 하지 못할 것이다.
  형사들은 변사체의 신원에 대해 나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었다. 그들은 썩은 우리 집으로부터 어딘가로 나를 격리시켰다. 나는 열일곱 살의 나이를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가 누구인지 기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기억 속에서 꿈속의 여자들은 날마다 춤을 추었다. 교활한 악기 소리를 흉내 내며 몸을 비튼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현란한 춤이 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추락하는 순간 나는 아버지의 여자들이었던 나의 엄마들을 보았다. 나는 한 번도 엄마를 가져본 적이 없다. 나의 엄마들은 한 번도 자식을 가져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아내를 너무도 가져보고 싶었지만 한 명의 아내도 갖지 못했다. 우리는 물과 기름처럼 살았다.  

  폴리스라인을 걷어내고 나는 뚜벅뚜벅 집 안으로 들어간다. 인적이 없는 집에 불이 켜 있다. 먼지를 뒤집어쓴 집은 폭삭 주저앉을 것 같다. 늦은 밤 한 여자가 수북이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하고 있다. 여자의 손가락에 지문이 모두 닳아 있다. 늦은 밤 식구들이 자고 있을 때 혼자서 설거지 하던 여자는 우우, 바람소리를 내며 울었다. 여자에게 묻는다. ‘엄마는 언제 오시나요?’ 여자가 뒤돌아선다. 여자는 영화 속의 주인공 탕 웨이의 얼굴을 닮았다. 아버지가 불에 태운 사진에서처럼, 나의 첫 번째 엄마가 활짝 웃고 있었다.*





□ 약력 : 200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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