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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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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 [강원] 박재연 /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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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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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박재연
준비운동은 대충하고
서둘러 가부좌 틀고 눈 감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발꿈치를 따라온 잡념이
눈 뜨면 금방 도망가는 잡념이
눈만 감으면 으레수인사를 깍꿍
기왕에 늦었으니잡녑하고 놀지요
잡념은 급히 쫒으면 더 붙는 말썽꾸러기
아주 잡히지는 말고 서너 발자국 뒤에서
마음밭에 찾아온 시끄러운 하루 일과를
밀어내고 당기고, 아주 썩 밀어내고
숨 고르는 동안 마음도 내리고
언제나 오실지 모르지만,텅 빈 충만의 경지
안타까운 마음의 궁벽,근처 어디쯤을
숨을 돌리고 또 돌리다가
은연중에
모르게 솟아나는 단침 몇 방울
세 번에 나누어 침을 삼키며
오늘 하루도 안쓰럽게 살았다고
위벽을 만지고 장기를 더듬는다
겨우 하루만큼 기운을 얻어 도장문을 나서면
가로등 밑에 손살 풀린 그림자가 일어나
나를 몰고 집으로 가는 달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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