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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편(은옥이1.2권)출간했습니다.
이름 강기희 이메일



<은옥이>, 빨치산 여인의 수난사
이념이 아닌 인간적 관점으로 빨치산 접근


홍성식 기자 hss@ohmynews.com


▲ 강기희의 <은옥이>.

&quot;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시를 보면, 그 역사의 무게에 눌린 탓인지 지나치게 이념적이고 경직돼 있어요. 산사람인 그들도 기실은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거지요. 저는 사람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quot;

말총머리와 턱수염이 근사한 강기희 씨가 말하는 <은옥이>(명상 刊)를 쓰게 된 이유다. 작가의 말처럼 <은옥이>에는 빨치산 활동이 '옳았다'거나 혹은, '옳지 않았다'는 둥의 역사적이고 이념적인 색채가 걷혀 있다.

거기에는 사회주인자인 아버지와 남편을 따라 월북하다가 중간에 낙오하여 남한에 남게 된 가녀린 여성 은옥이 겪게 되는 피해갈 수 없는 수난사가 촘촘히 쓰여지고 있을 뿐이다. 잡혀가지 않기 위해 정조를 버리고, 밥을 위해 몸을 파는 부정할 수 없는 아픔의 역사.

여태까지 빨치산을 다룬 문학작품은 대부분이 개인적 수난보다는 그 수난을 야기한 근원적 문제에 접근해왔다. 이태의 <남부군>이 그렇고,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그렇고, 이원규의 연작시 <빨치산 아내의 노래>가 그렇다.

물론 개인적 수난을 강제하는 건 집단이나 이념이다. 작가들이 그 문제에 천착하는 것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가 아닌,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시각으로 형상화된 '빨치산 문학(?)'도 필요하다는 것. 이는 문학 소재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소설은 작중 화자인 신문사 연예부 기자 주필과 한국전쟁 직후 강원도 함백산에서 낙오한 빨치산이자, 주필의 어머니인 은옥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서술되는 구조다. 이야기는 50년의 시간을 오가고, 강원도 오지와 서울의 한복판으로 공간을 바꿔가며 진행된다. 그 편차 큰 시간과 판이한 공간들 속에서 강씨는 '생의 비극성'과 '끔찍한 인생유전'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해방공간. 서울 인민위원회의 간부였던 아버지와 남편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자가 되는 은옥.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받아주는 북으로 향하던 그들은 강원도 함백산에서 토벌군의 습격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남편은 총살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강원도 탄부(炭夫)의 집으로 몸을 숨긴 은옥은 살아남기 위해 보물인 양 품고있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국기를 불태우고 숨죽여 산다.

그러나, 혼자 사는 젊고 예쁜 여자를 세상은 가만히 버려두지 않는다. 수치스런 몸수색과 매춘강요, 강간에 시달리는 은옥. 그러나 빨갱이라는 낙인은 곧 죽음이던 시절 탓에 은옥은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한다. 금광의 작업반장과 인부들, 면서기과 시골 지서 경찰들은 무시로 은옥을 찾아 몸을 요구한다. 굶어죽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씨받이까지 자청하는 은옥. 그 결과 은옥은 사회주의자인 남편 나태석의 아들 평서 외에도 각각 성씨가 다른 3명의 자식을 낳게 된다. 역사와 이념이 강제한 비극은 은옥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큰아들 평서는 부탁받지 않은 대리전 '베트남 전쟁'에서 고엽제 환자가 되어 돌아오고, 금광 작업반장 우지근에게서 낳은 둘째 아들 길남은 가난 때문에 가출, 살인을 하고 무기수가 된다. 씨받이가 되어 낳은 딸 영순은 공장에서 여러 남자에게 능욕당하고 불행한 미혼모가 되고, 겨우 사람 역할하고 살던 막내아들 주필마저 아내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은 상태. 비극도 유전되는 것인가?

<은옥이>의 미덕은 생과 사회에 대해 지레짐작의 서툰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옛이야기 들려주듯 담담히 지난 세월을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높지 않은 작가의 목소리는 오히려 소설에 객관성과 생동감을 불어넣는 도구로 작용한다.

그런 까닭에 구호처럼 외쳐지는 '사상과 이념의 자유'라는 당위보다 남한에 남겨진 사회주의자 여자의 어쩔 수 없는 변절과 매춘에 더 고개가 끄덕여지고,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 나태석이 비전향 장기수로 남한에 살아 있었고, 북으로 송환된다는 걸 알고는 질긴 목숨의 끈을 놓아버리는 마지막 빨치산 여인 은옥을 통해 '역사의 비의'까지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된 흐름을 방해하는 주필과 여가수의 사랑 이야기, 밋밋하게 설정된 변절한 학출 노동운동가와 양심적인 사진기자 등이 다소 눈에 거슬리지만, <은옥이>는 분명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소설이다.

비극적 개인사를 통해 보편적 역사에 접근했다는 것, 거대한 숲만 더듬어 보던 '빨치산 투쟁사'에 대한 문학적 관점을 나무 하나하나로 옮기는데 일조했다는 것 등이 바로 그 장점일 터.

강기희 씨가 덧붙인다.

&quot;작품을 시작할 무렵에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악수와 포옹을 했어요. 이제 이념과 사상이라는 것이 누구를 속박하거나 얽매이게 할 수 없는 시절이 오고 있는 거겠지요. 통일도 좋고, 이산가족 상봉도 중요한 문제고, 문화교류 역시 시급합니다. 그러나 그것들보다 먼저 선결되어야 할 건 사상과 이념으로 대립하던 시절에 그로 인해 죽어간 사람들의 영혼을 다독이는 일이 아닐까요?&quot;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쓴 소설가 박일문 씨는 &quot;50년대 우리 현대사의 질곡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가장 가슴 아프게 그려냈다&quot;라고 <은옥이>를 평했다.


2001/07/02 오후 4: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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