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작가회의 회원입니다.
요즘 여기 저기서 노무현대통령서거와 관련된 추모시 원고청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아마 작가회의 회원여러분들도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부 출판사를 제외 하고는 청탁서에 원고료 지급에 대한 내용이 쏙 빠져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출판사는 오히려 추모기금을 모집하기도 하더군요.
거창하고 명분있는 출판의도는 십분 이해합니다. 그런데,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이름만 내주면 원고를 감지득지하면서 보내는지 모르겠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원고료는 책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고료 대신 쌀을 주겠다는 아름다운 출판사도 있었습니다. 고맙고 뿌듯한 일이지요
그리고 원고료 대신 책을 보내드리겠다,고 밝히는 출판사도 있습니다. 아주 조금 이해됩니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원고모집/'/ /'/원고청탁/'/ 따위의 문서를 보내며 모모한 책에 수록된다고만 말하는 무례한 출판사도 있더군요.
출판된 책이 팔리든 안 팔리든 이득은 출판사가 가지고 가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무슨 행사를 한다 무슨 추모제를 연다 하는 것도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원고발표에 환장한 것도 아니잖아요. 환장했다고 하더라도, 왜 남이 피말리며 쓴 원고를 그저 가져가겠다는 발상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원고료를 책정해서 지급하겠다고 밝히고는 원고료를 보내지 않는 출판사도 있더군요. 거의 파렴치 수준입니다.
시 한 편당 원고료 5천원 혹은 그것도 형편이 안되면 3천원 이라도 책정하여 청탁서나 모집서에 넣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왜 3천원이냐고 따질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정 미안하면 어찌어찌하여 3천원밖에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고 말해도 좋다고 봅니다.
글은 그 사람의 영혼이 아닙니까. 영혼을 돈으로 환산하기는 뭐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영혼을 그냥 슬쩍 합니까.
재주는 곰(시인)이 부리고 돈은 누가 가지고 갑니까. 정말 화나네요. 책이 안팔리니까 그렇다는 싸가지 없는 편집자도 있더군요. 안 팔릴 책임을 미리 안다면 왜 만드는 겁니까.
출판관계자분들. 공연기획자분들. 계간지 월간지 편집위원들. 싸가지를 찾읍시다.
간곡한 어조로 말씀드립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책이나 원고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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