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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뉴스1] 문학 5단체 “블랙리스트로 예술 능멸한 기관장들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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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5단체 “블랙리스트로 예술 능멸한 기관장들 사퇴하라"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박정환 기자 | 2017-02-21 15:53 송고 | 2017-02-21 16:32 최종수정
지난해 5월 있었던 한국문학 진흥을 위한 문학 5단체장 공동 기자회견/뉴스1DB 

한국작가회의 등 문학5단체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 공공기관장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작가회의,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등 문학 5단체는 21일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 능멸한 공공기관장들은 사죄하고 물러나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과 단체들을 정부지원에서 배제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에 대해 "국민의 사상과 정신을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까지 억압하겠다는 초헌법적인 발상이며,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자 몇이 구속되고 문체부에서 관련 규정을 손보는 등의 미봉책으로 블랙리스트 사건이 일단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며 관련된 기관장들의 즉각 사퇴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블랙리스트를 이첩받아 직접적이고 충실하게 실천한 기관이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블랙리스트 사태에 책임이 있는 예술지원 공공 기관의 주요간부들은 예술인들과 국민에게 사죄하라"면서 기관장 뿐 아니라 해당 기관 간부들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또 "문화예술 정책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예술지원시스템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라"고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성명서에 관해 상황을 파악하겠다"며 "입장 발표를 아직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단체 지원이 아닌 개별 예술인의 소득과 재산을 바탕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며 "해당내용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학 5개 단체의 성명서 전문이다.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 능멸한 공공기관장들은 사죄하고 물러나라”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야기한 헌정질서 파괴와 탄핵정국의 혼란 속을 숨 가쁘게 헤쳐 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은 엄청난 위기에 내몰렸으나 국민의 단결된 힘과 슬기로 숱한 난관들을 돌파해가는 중이다.

이 국정농단의 핵심에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다. 박근혜 정권은 정권에 동조하지 않을 것 같은 예술인과 예술단체들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면서 모든 지원 과정에서 배제하고 악의적으로 고사시키려 한 것이다. 이는 국민의 사상과 정신을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까지 억압하겠다는 초헌법적인 발상이며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에 따르면, 청와대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뒤 이의 집행을 지시하였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각 공공기관에 관철시키도록 전달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한 각 예술지원 공공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시행, 집행하였다. 마치 군대 명령체계를 따르듯이 하달되어 예술문화계 전반에 걸쳐 주도면밀하고 집요하게 작동된 것이다.

이와 같은 작태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차마 내놓고 시행하지 못했던 문화예술 유린 행위로서 우리 문학인들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블랙리스트 관리, 운영사례로 미루어 짐작컨대 이 정권 아래에서는 국민 누구라도 감시와 통제, 배제와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현실인가.

사안이 이렇듯 엄중함에 따라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과 전달을 주도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종덕,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을 구속하였다. 그러자,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1차관)과 실국장 등 간부들은 지난 1월 23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으며 관련 규정을 고쳐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우리 문학인들은 이처럼 권력자 몇이 구속되고 문체부에서 관련 규정을 손보는 등의 미봉책으로 블랙리스트 사건이 일단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블랙리스트가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만들어지고 집행될 수 있었던 것은 예술지원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일부 간부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역할 수행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를 이첩 받아 직접적이고 충실하게 실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국문학번역원 등 예술지원 기관장과 간부들은 지금껏 최소한의 사과 표명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실행의 수족 역할을 담당한 예술지원 기관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해당 기관장과 책임자들에 대해 공식적인 수사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명진 위원장은 국정감사 블랙리스트 관련 위증 혐의 및 예술위원회 전체회의 회의록 삭제 조작 혐의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으나 그 어떤 사과 표명도 없으며, 이에 따르는 제도적 개선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잘못을 반성하고 죄과를 책임지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문학인들이 예술지원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분명한 이유이다. 우리 문학인들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며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 우리는 영혼 없고 책임 없는 권력의 하수인들에게 문화예술을 맡겨 놓을 수 없다. 말과 글을 통해 우리의 정신문화를 살지게 해온 우리 문학인들은 애써 분노를 억누르며 이후의 조처들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차제에 우리 문학인들은 모든 문화예술 정책과 지원이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이고 자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밝힌다. 문화예술 창조자들, 수혜자들과 함께 끊임없이 소통하고 나누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문화예술인들이 창의적인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으며 우리의 정신문화도 찬란한 내일을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문학인들은 헌법재판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핵 심판을 국민과 함께 엄중히 지켜보며 이 결과로 대한민국의 헌법질서가 공고해지길 기대한다. 헌법질서가 바로서야 블랙리스트처럼 곪고 썩은 여러 적폐들을 완전히 청산할 수 있다. 특히, 사상·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기본권이 다시는 침해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5개 주요 문학단체는 총의를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국문학번역원 등 문학과 예술을 지원하는 공공 기관장들은 블랙리스트 집행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즉시 사퇴하라.

- 블랙리스트 사태에 책임이 있는 예술지원 공공 기관의 주요간부들은 과오를 반성하고 예술인들과 국민에게 사죄하라.

- 문화예술 정책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예술지원시스템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라.

2017년 2월 21일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가나다 순)




ungaungae@


기사 원문 링크: http://news1.kr/articles/?2917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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