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회 소식 지부 소식 사무국장단

지회 소식

지부 소식

사무국장단


지회 소식

전체강원경남대구·경북광주·전남대전부산울산인천전북제주충남충북
이 글을 twitter로 보내기 이 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이 글을 Me2Day로 보내기 이 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이 글을 C공감으로 보내기 rss
조회 942
글자 크게 하기 글자 작게 하기 프린트
제목 [전북] 전북작가회의 성명서(20150819) 고현철 교수의 죽음을 기리며
이름 최기우 이메일
첨부 전북작가회의 성명서(20150819 고현철교수의죽음을기리며.hwp (16.5K)



<전북작가회의 성명서-故고현철 교수의 죽음을 기리며>

아파도 지금은 슬퍼하지 않겠다


8월 17일, 부산대 교정에서 우리들의 문우인 고현철 시인․평론가가 세상을 등졌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많은 학생들의 스승이었던 고현철 문우의 평범치 않은 죽음은 우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고인이 순결한 시정신의 소유자이며 부지런한 연구자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누가 이 과묵한 시인을 죽음마저 불사하게 했는가!
유서를 통해 우리는 고인이 1987년 민주대항쟁의 소중한 산물이었던 총장 직선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육신을 내던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고인의 신념과 절조는 한 장의 유서로 남아, 이제는 산 자들의 몫이 되었다.
애도와 슬픔과 분노를 먼저 말하고 싶진 않다. 고현철 교수는 무기력이나 체념에 젖어 들어가고 있던 지식인 사회를 향해, 몸으로 절규하였으며 남은 우리는 그의 지사적 순절에 응답해야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엔 체념이나 무관심 혹은 냉소가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내 일이 아니면 누가 단식을 하든 고공농성을 하든 심지어 목숨을 내던지든 나 몰라라 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모두 함께 아픈데도 내 아픔과 상처만 살피느라 이웃의 고통과 절규는 살피지 않는 병든 사회… 함께 힘을 모아 공동체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모두 알지만, 우리는 제각각 자신의 상처를 핑계 삼아 소통을 단절하고 깊은 자기 유폐 속에 함몰되었다.
고현철 문우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자기기만의 타성에 빠진 우리 시대에 경종을 울렸다, 우리 시대가 얼마나 나약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는지,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조차 변절과 자기변명이 얼마나 크게 횡행하고 있는지…! 배움과 가르침이 강의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처럼, 삶과 죽음의 사이에도 가르침은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고현철 문우의 의로운 죽음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먼저 아파하는 자, 필록테테스처럼 그는 오래 아팠고, 우리 사회의 상처를 온몸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먼저 쏘아올린 화살이 되어 강고한 보수반동의 성벽을 관통했다. ‘직선제’가 갖는 의의는 부산대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며, 부산대 구성원들만의 싸움이어서도 안 된다. 피와 땀으로 직선제를 쟁취했다는 것을 잊고 살던 우리들에게 ‘직선제’가 갖는 역사적 함의를 일깨워준 고인에게 우리는 죄스러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렇지만 동시에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부산대는 현재 국립대 중 유일하게 직선제를 사수하고 있는 대학이다. 고현철 교수의 목숨을 다한 절규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조금으로 흥정하며 직선제 폐지를 관철시키려는 정부의 작태는 그치지 않고, 누군가는 고인의 의로운 순절을 개인의 충동적 일탈로 폄훼하면서 차츰 고인의 죽음이 갖는 뜻이 잊히지 않을까, 그게 두렵다.
     
지금은 어떤 애도사도 고인의 영전 앞에 어울리지 않는다. 순전한 슬픔만으로 고인의 죽음과 이렇게 작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하여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도 않다, 약속을 뒤집은 총장이나 그 뒤에서 직선제 폐지를 종용한 교육부 관리들에 대해서조차 고인은 분노보다 큰 연민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가 진실로 미워했던 것은 무기력한 순응과 그에 대한 자기변명이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고인의 유지를 존중하는 것이다.
1960년대 신석정 시인의 교원노조 운동과 1980년대 이광웅 시인의 교육민주화 정신을 계승한 전북작가회의는 부산의 문우들은 물론 전국의 문우들과, 부산대는 물론 비슷한 고통을 겪는 전국의 대학 구성원들에게 슬픔과 고통을 함께 한다는 마음을 전하며, 고인의 유지가 현실로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부산의 모든 동료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직선제 수호’는 이제 다시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힘들 게 얻은 만큼 소중한 가치이며, 힘들게 지킬 만큼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한국 현대사에 있어 작가회의와 대학의 양심적 지식인들은 늘 연대하여 함께 싸웠음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고인을 마음 편히 배웅하는 날을 기다리며 거듭 우리의 안타까움과 동지애를 전한다.


2015. 8. 19.
전북작가회의 회원 일동





목록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2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36호입니다 최기우 2016.02.22. 1004
51 전북   전북작가회의 정기총회 소식과 회원통신 35호입니다 최기우 2016.02.19. 983
50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34호입니다 최기우 2016.01.26. 978
49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33호입니다 최기우 2016.01.16. 964
48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32호입니다 최기우 2016.01.11. 925
47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31호입니다 최기우 2015.12.27. 945
46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9호와 30호입니다 최기우 2015.12.17. 873
45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8호입니다 최기우 2015.11.28. 875
44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7호입니다 최기우 2015.11.03. 1059
43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6호입니다 최기우 2015.10.02. 976
42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5호입니다 최기우 2015.09.02. 1002
전북   전북작가회의 성명서(20150819) 고현철 교수의 죽음을… 최기우 2015.08.19. 943
40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4호입니다 최기우 2015.08.19. 897
39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3호입니다 최기우 2015.08.16. 876
38 전북   전북작가회의 회원통신 22호입니다 최기우 2015.08.02. 895



1 / 2 /3 / 4 / 5 /

 

후원 우리은행 1005-802-113278 (사)한국작가회의

(0396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로 128, 마포중앙도서관 5층 (사)한국작가회의 _ 전화 02-313-1486~7 / 전송 02-2676-1488
이메일 hanjak1118@hanmail.net(사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