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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해부한 소설 [푸른 혼]
(이룸, 2005년 2월 1일)
작가 김원일이 '민청학련' 배후로 지목된 '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해부한 소설. 선 굵은 문체로 소외된 인간들의 아픔과 그 배경에 깔린 사회적 맥락을 짚어나간다.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에 실렸던 '고난일지'를 '청맹과니'라는 제목으로 바꾸고 일부를 고쳐 신작 5편과 함께 실었다. '청맹과니'는 1960년대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다가 다시 10여 년만에 인혁당 재건 모의 혐의로 억울하게 죽어간 39세 남자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그는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어머니의 존재는 사라지거나 약화되고, 기왕에 없거나 가족적 불행의 원인이 되었던 아버지가 어엿한 부권적 존재로 들어선다는 것. 그는 작가가 자서전적 테두리를 벗어나 당대 사회구조를 드러내는 가족으로 이야기 틀의 변화를 이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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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분단문학의 대표적 작가. 1942년 경남 김해 출생. 196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장편소설로 [노을], [마당 깊은 집], [바람과 강], [늘푸른 소나무], [겨울 골짜기], [불의 제전] 등이 있고, [김원일 중.단편전집] 전5권과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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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인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있겠지만, 박정희 군사정권 아래 인권이 철저히 유린당한 대표적인 사례가 1975년 '인혁당 사건'이었고, 그 사건에 연루되었던 여덟 분만큼 정신적 공황상태의 극심한 공포와 미처 못 이룬 한을 삼킨 끝에 교수형으로 집행된 사례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되었으며, 갖은 고문으로 거짓자백을 받아내다 못해, '너희들의 꿈꿀 자유마저 없애겠다'며, 대법원 확정판결 하루도 채 못되어 교수형으로 처형되었다.
'인혁당 사건'을 중심에 놓고 연작으로 집필된 여섯 편의 중편소설들은 처형당한 실제 인물을 빌려왔고, 사건의 발단부터 종결까지 재판기록과 증언을 참고하여 사실에 근거를 두다 보니 동어반복을 피하는 방편으로 각 편마다 착점과 형식을 조금씩 달리했고, 작가가 임의로 내용을 재구성하여 창작된 부분이 적지 않아 주인공들은 실제 이름을 쓰지 않았다. - 김원일
<책속에서>
내 육신이 살아 있다면 나도 그런 신선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육신은 제 명껏 못 산 대신 내 혼은 한 마리 꿀벌이 되어 오늘도 꽃을 쫓아 팔공산 산자락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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