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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람을 낳는 철새들
이름 사무처 이메일
첨부 정선호_바람을 낳는 철새들.jpg (34.5K)



철새들이 제 깃털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저수지 방죽에 심어놓았다
바람개비들은 철새가 안고 온 찬 바람과
남녘에서 불어 온 바람에 거세게 돌았다

바람개비들은 돌아 전기를 만들어 나무에 보내
철새들이 날아다니는 길을 환히 밝혔다
전깃불은 마을도 환하게 비춰 불빛에
죽은 영혼들이 깨어났다

영혼들은 활과 창을 들고 물고기를 잡으러
저수지에 갔고 아침이 오면
바람개비 속으로 들어가
지도를 따라 저승으로 되돌아갔다

_「바람을 낳는 철새들」 부분

이 작품은, “저수지 방죽”에 날아든 “철새들이 깃털로 만든” “바람개비”가 “길을 환히 밝혔”고, 그 빛으로 인해 깨어난 “죽은 영혼들이” “저승으로 되돌아” 갔음을 말하고 있는데, 이렇게 정선호 시인의 시간은 고대에서 현대, 그리고 이승과 저승을 단절 없이 잇고 있다. 따라서 시인이 말하는 “저승” 또는 죽음의 세계는 어둠의 세계가 아니라 도리어 다른 존재가 생성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야인의 겨울」에서 보듯 고대인의 시간은 삶과 죽음, 오고 감이 하나이고 현대인의 시간은 “공장에서 쇠로 탱크나 로봇을” 만드는 세계인데, 여기는 어떤 간극도 없다. 고대와 현대 사이에 깊은 해자(垓字)를 파놓지 않는 독특한 인식은 「연꽃씨의 여행」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연꽃 씨는 신라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 씨 안에 적어놓았고/ 죽은 이와 환생한 사람들 이름을 모두/ 빼곡하게 적어놓았”. 그러니까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말하기 위해서라도 정선호 시인에게는 이미지나 비유보다는 진술이 더 유용한 것이다.

유토피아적 생태주의

고대와 현대를 이어진 시간으로 보는 인식에서 나타나는 생태적 관점도 따라서 정치적이거나 문명 비판적이기보다는 자연과 문명이 하나로 뒤섞인 채 현존한다. 도리어 현대의 기술 문명은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실사구시의 실례에 해당된다. 이런 시인의 태도는 여느 생태주의 시와 변별점을 갖기에 충분하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런 시인의 태도 또한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와서 정착한 장소에서 느낀 자연에 대한 경외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음의 시를 보자.

사람들은 다시 바람의 소중함 알아
사람과 자연의 생명과 대기를 해치는
땅속의 석탄과 석유는 쓰지 않고
(…)
들과 바다에서 바람을 붙잡아
전기를 만들어 지구를 살리고 있지

_「바람의 다른 사랑 방식」 부분

정선호 시인은 인간의 이런 ‘적정 기술’을 “바람의 다른 사랑 방식”이라고 부르거니와 이런 시적 인식은 참으로 독특하다 할 수 있다. 왜냐면 오늘날 파국으로 다가오는 기후 변화는 곧잘 우리에게 묵시록적인 비관을 심어주는 데 비해 시인은 주남저수지에 드나드는 철새들을 통해서 아직 우리에게는 친밀감과 유대의 정서가 남아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친밀감과 유대의 정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아직 그 온기가 남아있다. 「바다사진관과 시인」에 대해 ‘해설’을 쓴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어쩌면 이것이 정선호 시인이 가진 시심(詩心)의 본래 지점일 것이다. “이 고요한 그림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의 막힘 없는 교류, 경쟁이 없는 느린 노동, 아름다운 가족공동체, 인종의 경계를 뛰어넘는 ‘평화롭고도 존엄한’ 풍경을 만난다.”

자연의 큰 정치

어찌 보면 조금 낙관론에 기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3부에 실린 정선호 시인이 가진 역사적, 정치적 현실 인식의 서늘함을 함께 읽으면 간단하게 말하기 힘든 또 다른 내면을 소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부에 실린 작품들에서도 정치적 현실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천변만화하는 자연은 변함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4월혁명 때와 유신 시대 봄에도/ 정치범들 위해 기운과 향기를 전해주었지요”.(「교도소와 봄꽃들」) 결국 정선호 시인의 영혼에 흐르는 고대와 현대의 이어짐, 죽음과 삶 사이에 흐르는 시간의 지속이나 자연과 문명의 분리 불가는, 다른 정치적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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