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새책 조회 347 제목 쉿 이름 김명 첨부 쉿!.png (442.4K) 아모르 파티 1 나 병 춘 예수는 술이다 아무도 그 맛을 모르는 술   예술도 술이다 그 멋을 아는 자 몇이 있으랴   맛과 멋을 모르는 자들이 예수에게 함부로 돌을 던진다 제대로 맛을 알아야 술이며 예술이다   모든 것을 뛰어넘는 위버멘쉬 술을 부어라 예술을 부어라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   예수는 돌더미를 딛고서 씨익 웃는다   웃는 속을 그 누가 알 것인가 웃고 우는 세상 판이 끝나면 모두 바둑통 속으로 사라진다   누가 흑이며 누가 백인가 흑과 백을 모르면서 바둑을 두는가   예수는 바둑판을 뒤엎어버렸다 이 장사꾼 사기꾼들아   돌은 돌이다 바둑은 바둑이다   술도 예술도 사랑이 익을 때를 기다려 술을 마시자   메멘토 모리 아모르 파티     물의 화장법   아무나 흉내낼 수 없다 저 도저한 변장술 천둥 번갯불도 담아 슬쩍 단풍산도 가져다 슬쩍   훔쳐도 훔쳐도 모자라는 에스라인 화장법   (왜 사람들은 안달이 날까?)     바람의 화장법   봄은 봄, 여름은 여름답게 치장한다 가을엔 내려놓으라 비우라 스산하다   겨울은 천하대장군 그의 말은 곧 법이다     불의 화장법   잘 참았다 한 번 폭발하면 천하장사도 못 말린다 모든 걸 태우고도 모자라 저녁놀까지 화알할   단번에 꽃으로 변장시키는 자비로운 폭군     쉿!   이건 비밀인데요   봄이 날 품었다 알 수 없는 통증이 쓰나미로 밀려와 메아리쳤다   몸에서 새치름히 새싹이 돋아났다 한참후 붉은 꽃이 피었다   봄이 씨익 웃는다     나병춘 시인의 시쓰기는 일차적으로 자아란 무엇인가를 탐색하는데 놓여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 도정에서 그는 운명을 발견하고 그것에 순응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하지만 시인은 운명에 순응하되 그것에 전적으로 맡긴 것은 아니다. 그는 운명을 사랑하되 거기서 존재의 의미,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를 쓰는 것은 그러한 의미를 간취해내고 거기에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시쓰기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에 이르는 도정이기도 하다. -송기한 문학평론가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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