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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 문장은 문장이다
이름 나정욱 이메일




1. 문장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모든 이들의 완벽한 죽음의 처리 방식이 문장이다. 주검의 처리 방식이 매장이든 화장이든 수장이든 조장이든 풍장이든 수목장이든 여러 처리 방식이 있지만 그중의 사람의 삶의 흔적을 영원히 기록하여 전하는 가장 유효한 처리 방식이 비문을 세워 기리는 문장의 방식이다. 글로써 그의 죽음을 처리하는 방식인 문장이야말로 문장가들이 역사 속에 그의 이름을 비문으로 세우는 가장 유효한 방식인 것이다.




2. 문장의 길

 

 

모든 길은 문장이다. 모든 길은 문장이어도 그 길을 읽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읽을 수 없는 글이 문장이 아니듯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은 길이 아니다. 문장의 길을 걷다 사람이 쉬는 곳에 쉼표가 찍히고, 걷다 걷다 사람의 길이 끊기고 그가 멈춰 영원히 쉬는 곳에 그의 무덤이 있다. 그의 무덤처럼 길 끝에 마침표로 산이 있다. 모든 산은 문장의 길의 끝이요, 마침표이다. 그의 앞에 걷던 길에 그의 숨을 머금고 있는 그의 무덤이 마침표로 앉아 있다. 모든 문장은 그가 지은 문장(文葬)이다.




3. 문장은 문장(文葬)이다


문장은 문장이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들이 자신의 생을 문장으로 완성하여 자신의 죽음을 문장으로 처리한다. 사람들이 남긴 모든 문장은 문장이며 완벽한 문장이야말로 사람들이 꿈꾸는 영원한 죽음 즉, 완벽한 생의 결말이다. 문장으로 살아나는 그의 이름, 그들이 꿈꾸는 문장의 이유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남긴 모든 문장은 그들의 문장 앞에 지워지지 않고 서 있는 비문인 것이다. 시가 가장 뚜렷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되며 비문이 되는 것도 모두 그런 까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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