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2985 제목 [시] [경북] 김종인 / 혼인목 이름 사무처 혼인목 김종인 수도리 모티길을 걷다가 마주 선 나무들을 보았지 돌아가신 부모님처럼 평생 마주보고 손 한 번 잡는 것을 본 적이 없었지 마주 선 두 나무 사이에는 가지가 적고 바깥쪽으로 많은 가지를 뻗고 있네 두 나무가 붙어서 하나가 된 연리목보다 적당한 거리를 떨어져서 평생 마주 보고 살아가는 것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누렇게 빛바랜 사진 한 장 보았지 멍석을 깔고 차일을 치고 초례상 위에는, 청홍초에 불을 밝혔겠지 양쪽 병에 송죽을 꽂아 놓고 누군가 홀기를 불렀겠지 지신을 밟으며 풍물놀이로 혼례청을 울렸을 거야 신부에게 준 그 나무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세월의 강물에 발을 담그고 말없이 나이테를 그려가는 두 그루, 아름다운 나무를 보면서 같이 살다가 한 나무가 먼저 죽으면 다른 나무도 따라서 죽는다는 혼인목, 말없이 웃으며 마주 보고 서서 어깨를 걸고, 어루만지고, 속삭이면서 비와 바람과 눈보라를 함께 이겨내고 마침내, 백년해로하는 혼인목을 보면서 사랑에도 거리가 필요한 걸까 적당히 떨어져 평생을 함께 하면서 가혹한 시대를 함께 해온 세월 누렇게 빛바랜 사진 한 장 보았네. □ 김종인 1954년 경북 금릉 초실 출생, 시집 『흉어기의 꿈』, 『내 마음의 수평선』등, 분단시대 동인, 현재김천농공고 교사로 근무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508 시   [울산] 가벼운 시 / 이상열 사무처 2012.05.17. 2831 507 시   [울산] 예순 나이에 꾸는 개꿈 / 김태수 사무처 2012.05.17. 2763 506 시   [영주] 시처럼 소설처럼 / 김우출 사무처 2012.04.06. 2840 505 시   [영주] 감나무사다리 / 박승민 사무처 2012.04.06. 2789 504 시   [영주] 팔씨름 / 김주태 사무처 2012.04.06. 2480 503 시   [영주] 오래된 경전 / 김일하 사무처 2012.04.06. 2670 502 시   [영주] 삽질에 대하여 / 권석창 사무처 2012.04.06. 2529 501 시   [양주] 최호일 / 연기자들 사무처 2012.03.05. 2795 500 시   [양주] 나병춘 / 저 구름 꽃밭 속에는 사무처 2012.03.05. 2637 499 시   [양주] 이수풀 / 둥지 사무처 2012.03.05. 2412 498 시   [양주] 임성용 / 어머니의 방 사무처 2012.03.05. 2408 497 시   [양주] 침묵의 자세 / 이정화 사무처 2012.03.05. 2375 496 시   [양주] 김점용 / 빈 화분 사무처 2012.03.05. 2472 495 소설   [순천] 이성아 / 풍장 사무처 2012.02.10. 3165 494 아동문학   [순천 - 동시] 이옥근 / 산새알 사무처 2012.02.10. 3237 493 아동문학   [순천 - 동시] 김점순 / 봄똥 사무처 2012.02.10. 3185 492 에세이   [순천 - 수필] 송태웅 / 대성동 일박 사무처 2012.02.10. 2949 491 시   [순천] 나종영 / 혈죽 사무처 2012.02.10. 2489 490 시   [순천] 박두규 / 그대 사무처 2012.02.10. 2548 489 시   [순천] 이상인 / 사슴론論 사무처 2012.02.10. 2154 488 시   [순천] 이민숙 / 오해와 상상 사무처 2012.02.10. 2267 487 은수저   [소설] 신상미 / 별과 달 사무처 2012.01.30. 3298 486 은수저   이은유 / 지평선을 지나다 외 1편 사무처 2012.01.25. 3105 485 은수저   전태련 / 지구가 아파요 외 1편 사무처 2012.01.25. 3193 484 시   [부산] 김길녀 / 기억의 집 사무처 2012.01.11. 2497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