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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한문학] 김북원/ 이백 집 새 집들이
이름 관리자






북한문학을 읽자 제3회

 이백 집 새 집들이





김북원

 
 
 

아이들아 물어보자

너희는 보았더냐?

한 마을이 한날에 이사가는

이백 집 새 집들이

 

아니면 어머니에게 물어보아도 좋으리

저녁상에 찌개그릇 놓으시며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해 주리라

“원 한두 집 이사가는 것 보았다만……”

 

그러면 아이들아 물어보려무나

일터에서 돌아오시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한참 생각하시다가

“한 아파트 새 집들인 있었다더라만……”

 

그때는 아이들아 수수께끼 해답이나 하듯

이 노래 읽어드리렴

이백 집 새 집들이 이 노래

온 마을 새 집들이 이 노래

 

내 오늘 마을에서 처음

글쓰다 처음

이백 집 새 집들이 보고 이 노래 쓴다

가을 하늘, 노적가리 밑에서 이 노래 쓴다

 

2

 

농장에선 달구지며 자동차 다 내고

군협동농장 경영위원회는

트랙터 보내주었다

 

아침부터 떠들썩

집집이 짐 꾸리고

아이들은 성수나서 돌아간다

붕붕…… 달려드는 자동차 맞이하여

덜컥덜컥 연결차 맞이하여

 

엄마소 따라가는 송아지 좇아

아이들이 돌아간다

깡충깡충 뛰고뛰는

송아지 꼬리라도 휘어잡을 듯

 

뜨적뜨적 느리기도 하지

길 떠나는 꿀꿀이 걸음

어서 가재도 한모양 꿀꿀……

푸득푸득 나래치며

꼬꼬는 안겨서도 꼬끼요 운다

 

작업반장, 분조장 아저씨들

차를 타고 와서는

“자`― 이번엔 이 집 차례요”

이삿짐 뎅궁 들어올리는데

옥이는 가야금 들고 나서는구나

 

좋아!

좋구말구

드높은 기와집 처마밑

널마루에 넌짓 앉아

가야금 한 곡조 타고 보면 좋구말구

 

옥이야,

키 넘는 가야금일랑 내 들고 가구

넌 꽃씨나 들고 가자꾸나

새 집 담장 안 넓은 뜨락에

꽃밭을 가꿔야지, 갖은 꽃 피워야지

 

3

 

이삿짐은 이미 떠나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떠나셨는데

고이 싼 꽃씨를 들고 서서

옥이는 무엇을 생각하느냐?

 

초가지붕 동그란 집

너의 옛집이 정들어서냐

처마는 낮아도 옥이 이 집에서 태어났지

이 집에서 나서 자라 넥타이 매었지

 

“……그래요 아저씨

이 집에서 우리 아버지

이 집에서 우리 어머니

없이 살며 갖은 고생 다 하셨어요

 

지주네 집 머슴살이 하며

이 집에서 아버지 한숨쉬고

가마도 없이 어머니 이 집에 시집와

피나는 가난으로 매운 눈물 짰어요

 

이 집에서 8·15 해방을 맞아

우리 나라 깃발을 달아봤어요

이 집에서 소작인이던 우리 아버지

처음으로 제 땅 사흘갈이 받았어요

 

땅을 받은 아버지 새 힘이 솟아

알뜰히도 가꾼 벼 풍년이 들어

나락섬을 토방에 쌓아본 해

오막살이 옛터에 이 집을 털어 지었어요

 

그것은 저의 젖먹이 시절굚

아버지는 저를 안고 마루에 앉아

달노랠 자장가로 불러줬어요

마당가에는 모깃불이 타는데……

어머니는 잠든 저를 받아안고

아버지의 노래를 함께 불렀대요

달 속에 비낀 계수나무 바라보며……

 

아버지는 어머니 곁에 앉아

담배를 피우시면서 말씀하셨어요

(우리 농민들이 기계로 농사짓고

기와집에 사는 날이 멀지 않았다……)

 

그리고 아버지는 우리 뜨락에

오동나무 한 그루 심으셨어요

보세요 오동나무 키를 넘더니

오늘은 지붕만큼 자라 올랐어요……”

 

알겠다 옥이야

너의 옛집에 깃든

한 집안의 사틋한 이야기

오동나무는 새 집에 떠다 심자꾸나

 

옥이야 그 제비둥지는

낡은 집과 함께 두고 가자

제비야 봄이 오면

새 집으로 찾아오지 않으려나

 

옥이야 가자 어서

과일나무 동산 앞에 자리잡고

알뜰히 줄지어 지은

문화주택 새 마을로!

 

 

4

 

통신원 아저씨 가방 메고 자전거 타고

낡은 마을에 와서 섰다

돌아보니 이 집도 비고 저 집도 비고

온 마을이 다 떠나갔다

 

“오굚라 이 마을에서 문화주택 짓더니

그리로 온통 떠나갔구나”

통신원 아저씨 꺼내들었던

편지와 신문 되집어 넣는다

 

통신원 아저씨 자전거 돌려타고

씨근거리며 땀을 뻘뻘 흘리며

새 마을 어귀에 접어드는데

울려나는구나 나팔소리 북소리

 

노랫소리 박수소리 연이어 나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요란한 속에

울깃불깃 쾌자 입고 상모 쓰고 소고 들고

춤추며 돌아가는 소년단원들

 

단오명절이 이러했더냐

팔월한가위가 이러했더냐

빙글빙글 터져나는 웃음 속에

할머니는 뛰어들어 춤이로구나

 

자전거를 삐뚜름히 잡고

사람들 속에 비비고 들어선

통신원 아저씨 어깨가 으쓱거려

빙그레 웃음 터뜨리고 섰다

 

사람 좋은 통신원 아저씨

으쓱으쓱 흥에 겨워서

끝내 자전거 세워놓고 뛰어들었다

곰배달 들고 돌아가며 웃음 터졌다

 

소년단 축하단이 마당을 옮기는 때

통신원 아저씨 편지를 꺼내들었으나

일은 짜장 야단이 났다

어느 집에 누가 들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통신원 아저씨 아이들을 잡고

“얘들아, 좀 물어보자

창일이네 아저씨는 어느 집에 오고

옥이네 아주머닌 어느 집에 왔느냐?”

 

아이들은 오구구 모여들어

통신원 아저씰 빙 둘러싸고

“아저씨, 우리 집에 오는 신문 주세요”

“아저씨, 제게 오는 소년신문 주세요”

 

“그래그래 주지 다 주지

그러나 한 사람도 줄 수가 없어……”

통신원 아저씨는 아이들의 머리 위에

주려던 신문 높이 들었다

“아저씨! 아저씨! 왜 그래요?”

“아저씨! 저를 몰라요?”

“알지 알지 다 알지 그러나 집도 모르고

마을에 와서 또 헤매게……”

 

아이들도 아저씨도 하하하…… 웃었다

통신원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도일보, 소년신문 나누어주고

평양 가서 공부하는 옥이 오빠 편지가

왔다 한다

 

아이들은 목소리를 합쳐

“아저씨! 아저씨!

이제는 참 잘됐어요

새 마을 새 집들엔 번호가 붙었어요”

 

“창일이네 아저씨 댁은

저기 저 13호 집이고요

옥이네 아주머니 댁은

5호 집 바로 그 이웃이야요”

 

아이들이 가리키는 손길을 따라

통신원 아저씨는 바라보신다

과일나무동산 앞에

처마 나란히 선 동켠집 서켠집

창일이네 옥이네는

새 마을에 와서도 이웃에 산다고

통신원 아저씨는

반가웁다 웃음 짓는다

 

5

 

아이들아, 우리 여기 와

과일나무동산에 거닐어보자

원수님 말씀대로 심은 복사나무

동산을 숲으로 덮었구나

 

우거진 복사나무 가지 새로 거닐면

아람의 동산에 첫 열매 따는 날

누나들이 부르던 노랫소리

지금도 가지 새에 감도는 것 같구나

 

창일아 옥이야 여기 서보렴

언덕 아래 저렇게 늘어선 기와집이

우리의 집이로구나 우리 마을이로구나

원수님이 손수 터 잡아주신……

 

보아라 저 굴뚝마다에서

몰……몰…… 오르는 저녁연기도

우리의 새 생활 새 기쁨이런 듯

너울너울 하늘로만 오르지 않는냐

 

옥이야 네사 얘기했더라

피나게 벌고도 농사짓고도

쌀밥은커녕 죽도 못 끓여

너의 어머니 짜내던 눈물의 얘기

 

옥이야 오늘 우리의 굴뚝은

옛날 지주네 그것보다 더 좋게 더 높게

우리의 집 처마마다 섰고

굴뚝마다에서 행복의 연기 오른다

 

동산에 저녁 어스레히 내려

우리는 서로 손을 이끌고

어스름과 함께 마을에 내린다

마을길에서 마을을 둘러본다

 

아이들아! 좋구나!!

이건 진정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구나

새 마을 집마다 창마다

불이 번쩍 켜지는 이 순간……

 

봄이 왔다 기쁨이 왔다

방마다 얼굴마다 꽃이 피었다

어둠속에 불쑥

밝은 도시 일어섰다!

 

전공 아저씨들 줄퉁구리

데굴데굴 굴려가며 늘이더니

밝은 마을 주었구나

밝은 책상 주었구나

아이들아 저건 뉘집이려나?

평양방송이 울려나는 저 집

저리도 가까이서 수도의 말 들으며

저리도 즐거워 흐흐락락하는 집

 

그리고 저 집은 무슨 집이냐?

마을의 한복판에 덩실 솟은 저 집

오굚라 문화의 집

일하다 돌아와선 문화휴식 하는 집……

 

그래그래 가보자 저 집

저 집에 가서 노래부르자

저 집에 가서 춤추어보자

마을의 명절날을 한껏 즐겨보자

 

6

 

밤은 그 얼마나 깊었으리

잘 모르는 마을에

달이 떠 왔구나

휘영청 밝은 달

 

이 밤에 뜨는 달은

달도 옛 달이 아니어라

새 마을 찾아온 둥근달

새 집에서 처음 보느니

 

번쩍이는 유리창

창마다 어루만지고

옥이네 창 앞에선

여겨보구 섰구나 달이……

 

달빛 안고 달을 안고

마루 위에 고이 앉아

무릎 위에 가야금

넌짓 얹고 타는 옥이

 

가야금 타는 옥이

달노래 부르거니

달이 어찌 놓칠소냐

귀에 익은 그 노래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던 달아

저기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이의 타는 소리

부르는 노랫소리

아버지를 모셨어라

어머니를 모셨어라

 

문소리 날세라

창을 여신 아버지

자취소리 들릴세라 부엌에서 나오신

어머니도 아버지도 귀기울이시는데

옥이는 타는구나

달노래 부르는구나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지고

 

옥이야 바로 그 집이 아니려나

너 오늘 아버지 어머니 모신 이 집

옥도끼로 찍어내고

금도끼로 다듬어서 지은 그 집이 아니려나

 

소리 높이 타거라

옥이야 너의 가야금

타고타며 부르거라

너의 노래 달노래

 

[실천문학](2001년 여름호, 통권 제62호)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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