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원동석 (wondongsuk@hotmail.com)
 글 등록 구분: 소감
 2007/8/27(월) 11:37 (MSIE6.0,WindowsNT5.1,SV1,.NETCLR1.1.4322,.NETCLR2.0.50727) 211.227.189.168 1152x864
 
 아 광주여 남도의 불사조여 어디 있는가  
 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남도의 불사조여,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심정은 심히 착잡하다. 시이저가 말한 ‘ 아, 부루터스 , 너마저 --’
라는 배신감을 너머 광주전남 작가회의가 한 통속으로 썩고 있다는 사실에 어떤 통곡의 조사를 읊어야 할지? 이 글마저 너희들 게시판에 몇 번째로 삭제될 지 모르지만,
최소한 광주작가들은 양식이 남아있고, 서울작가회의가 통째로 썩어 있어도 광주만은 작가정신이 살아있는 줄 믿었다 . 왜냐하면 내게 있어 광주는 5.18을 떠나서 생각할 수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과거의 아픈 기억이 또다른 멍에일지 모르지만, 예술이 예술로서 존재하게 하는, 현재의 진행형이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확인한 것이 5.18이었기 때문이다.
서양미학의 초석을  다진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 역사는 이미 일어난 사건을 기록한다면 문학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을 표현한다. ’  
다시 말해 역사는 과거적 사건, 사실의 집합이라면 문학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표현이기 때문에 픽선이라 말한다. 그러나 그 픽선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정신)를 추구한다. 따라서 문학이 역사보다 위대하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5.18에 와서 역사와 문학은 서로 결합된 한 몸이 되었다.
나는 그 무렵 이제는 원로 문인된 이명한, 문병란, 송기숙, 김준태 그리고 황석영을 알게 되었고 이들과의 만남이 광주를 자주 찾는 즐거움이기도 하였다. 특히 황석영은 ‘ 우리 잡초처럼 다시 일어서는 거야, 일어서야 해’ 를 되풀이하며 발빠르게 대응하였다.
문학이 출판매체의 통제에 있다는 한계를 알고 이를 뚫고 가는 최선의 방법이 판화운동이라는 것을 역설하였다 이점 그는 중국의 노신을 닮았고 민중문화연합체를 만들고 자금을 끌어모으고 하는데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대학을 갓 졸업한 홍성담, 최열, 김경주, 김진수 등이
판화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전국적으로 삽시간에 번지게 한 불길을 붙이었다. 내가 할 수있는 것은 민중판화의 역사적 근거이론을 찾는 것이었고 서양판화와 달리 전통민화의 시방식을 통해 한국적 민중그림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었다. 민족적 형식과 민중적 내용의 결합, 그게 민중미술운동의 화두이었으며 이들 젊은 후배들과 전국의 운동현장을 돌아다니며 선전,선동하는 일이었다. 이점 미술인의 활동이 예술운동의 중심에 선 것은 과장이 아니다.
참으로 5.18은 엄청난 창조력을 발동시키었으며 그 창작적 성과 또한 놀라울 정도이다.
5.18은 그 안에 문학이 없으면, 예술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단순한 과거적 사건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에도 그 같은 학살의 사건은 많으면 지금도 곳곳에서 터저나오고 있다.
해마다 5.18을 기념하는 행사 진행을 보면 잔혹한 사건의 현장을 되풀이 보여주는 영상으로 대중들의 동정심만 끌어 모으는 쏘에 치중할 뿐, 문학과 예술의 진정한  성과가 무엇인지 각인시키지 않는다. 진정한 핵심을 빠뜨린 채 정치적 상업적으로 팔아먹고 있는 것이 오늘의 광주 모습이다.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 중심 도시를 만든다고 수 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문화전당의 건립에 부산을 떨며 핑크빛 설계에 도취하고 있는데, 예술 정신이 살아있지 않는 곳에 무슨 허깨비 노름인가? 이미 광주비엔날레도 구조적으로 썩어 있지 않은가?
이처럼 광주문화의 허상을 까발릴 수 있는 비평가 한사람도 없다는 것, 모두 자기 도취에 빠저 있는 오늘의 현상이 바로 광주문학. 예술의 불행, 현주소이다. 그래서 광주작가의 조아무개는 침묵은 웅변보다 값진 미덕이라면서 열악한 지역문학 단체가 놀라운 지원금을 받은 일을 치하한다고 칭송하고 내가 올린 글은 진상파악을 하려는 노력조차도  보이지 않은 체 개인적 비방글이라면서 임의로 삭제한다. 참으로 놀라웁다.

처음 박관섭 사건이 터지었을 때 나는 광주의 원로들에게 이메일 발송을 하고 그 소감을 물었다. 다년간 신문사 편집 경력을 지낸 김준태님은 한눈에 불법인 것은 틀림없는데 서울도 지금 썩어있다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2,3일 후던가, 김준태고문, 박혜강 지부장등 몇이 천승세, 원동석을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고 반갑게 자리를 같이 하였다.
그 자리에서 천승세선생에 대한 박관섭의 무례를 성토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박관섭을 용서하고 덮어줄 수 없는가 간청할 때 조직의 기초도 모르는 소리에 아연 실색하였고 예정에 없는 박관섭과 상면시키고자 하자 나는 자리를 차고 일어서면서 한마디 잘라 말하였다.
‘만약 박관섭이 모든 직위를 버리고 조용히 엎드러 있으면 사건을 확대시키지 않겠다. 그게 찾아온 사람들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랬다. 굳이 증거서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일말의 양식을 가진 문학인라면 스스로 물러날 줄 믿었다.   천승세선생도 목포문학인들의 자정능력을 보여줄 때까지 좀더 참고 기다리자고 하였다. 저들의 임시총회 직전까지 자진사퇴를 권유했으나 그게 본인의 협박,공갈로 기록하는 총회문건을 남기고 지부장으로 재신임하는 희안한 연출, 코메디를 보여주었다.
나는 그 순간 작가회의 목포지부는 문학을 빙자하여 정부지원금을 타먹는 사기꾼들의 소굴로 박관섭 추종무리들이 변질시키었다고 단정하였고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전국에 이를 공지시키어 단죄하기로 결심하였다.
염불보다도 제사밥에 눈먼 실리론자들은 앞으로 지원금 한푼 타먹기 힘들게 되었다고 아우성치며 지역예술이 피눈물 흘리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어느 틈에 문학하는 정신, 예술정신은 간 곳 없고 땡전 한푼 없던 그 혹독했던 시절에도 참으면서 열정을 발휘했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한국문협에도 끼지 못한 삼류들이 작가회의, 민예총이 권력에 중심에 서니까
파리떼처럼 모여들어 국민이 낸 지원금을 먹자판으로 만들면서 내가 이를 아작냈다고 원망한다.
내가 이들을 곧바로 고발조치 않고 본인의 문건을 유포시킨 것은 나의 팔 다리를 자르는 희생을 치르더라도, 아직도 어디엔가 숨어있는 올곧은 예술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실명을 밝히고 내부의 도덕불감증을 깨우치는, 자성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술정신의 씨앗을 다시 찾고자 함이었다. 씨앗이 있으면 희망이 보인다.
나는 광주의 원로문인들에게 다시 묻는다. 5.18를 계기로 그 팔팔하던 기상은 다 어디로 가고  침묵을 미덕이라고 강요하는가 자청하는가? 마을의 당산목은 세월의 무게에도 눌리지 않고 청청하지 않은가? 썩어있다고 한숨 짓지 말고 오늘의 살아있음의 정신이 무엇인가를 말 할 수 없는가요?
예술정신이 살아있지 않은 조직은 존속할 가치가 없다. 오로지 지원금 타먹기에 연련해하고 그 지원금으로 집행부의 뱃속이나 채우는 그런 단체라면, 또한 부정한 방식으로 타먹은 동류의 단체에 침묵하고 동조하는 단체라면, 내부의 부패에 자정능력을 상실한 단체라면
광주전남작가회의여 ! 5.18의 깃발을 내려라, 간판을 떼어버려라 !
서울의 작가회의나 서울 본부 민예총도 마찬가지아다. 모두 간판을 떼어버려라 부끄럽구나!
불사조여 불사조여, 어디로 갔는가?   하늘을 가르는 시인의 웨침이 공허하구나 !

2007. 8월 27   원동석 해남에서 쓰다